님 생각(1)

2006. 1. 17. 23:59생각하며

                 

 

             

님 생각


잔잔한 물소리

용주사 설법전

처마밑 작은 마루

굽어진 허리 의자에 기대어

수심교(修心橋) 들어서면

반가운 듯 촌노같은

“왔능교!”

그 한마디.


풋내음 가시지 않은

들풀처럼

언제나 해맑았든 그 얼굴


밤새워 기다리다 토라진 새내기마냥

반가워서 하는 말이

“어서 오이소” 였지


이제는 다시 들을 수 없는

투박한 그 말들이

눈처럼 녹아서 귓전에 흐른다.


그리움과 서운함에

내 마음 벙어리 되어

멍한이 바라본다.

불암산 자락에서 천성산 먼 산을.


아득한 푸른 솔밭

짙은 안개 속으로

외롭게 날아가는 한 마리 학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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