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38) 일신시담(一身是膽)
2025. 8. 8. 12:34ㆍ삶 속의 이야기들
겁 없이 설쳐대는 사람들을 일러 흔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원래 이 말은 “일신시담(一身是膽)”이란 말에서 유래한다.
일신시담(一身是膽)이란 이 말은
원래 두려움을 모르는 담대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삼국지에서 촉나라 유비가
그의 휘하 장수 조자룡에게 한 말에서 유래한다.
삼국지에서 조자룡은 유비의 아들 유선을 안고
조조의 수십만 대군 사이를 단신으로 뚫고 나온 이야기는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다.
서기 219년 유비와 조조 간의 한중 전투에서도
조자룡이 홀로 전장에서 조조군을 격파한 혁혁한 공을 세우자
그의 용감무쌍한 활약을 칭찬하는 의미로
조자룡을 가리켜 유비가
「子龍一身都是膽也(자룡일신도시담야)」라 했다.
조자룡은 두려움을 모르는 담대한 사람이란 뜻이다.
일신시담(一身是膽)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데 삼국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금의 우리나라에서도 조자룡을 능가하는
일신시담이란 말을 들을 사람이
참으로 많아졌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한때는 국가 원수를 “웬슈” 라고, 헐뜯었던 사람들이
공감능력(共感能力)이 어찌 되었는지 정세가 바뀌니
성자를 넘어 성부라 외치는 자들도 생겨날 정도다.
하기야 모르는 천사보다 아는 악마(?)가 낫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용감무쌍(?)한 자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여기저기에 참 많아졌다.
입만 벌렸다 하면 국민을 내세우고,
혁신이니 개혁이니 외쳐대다가도
제 이익 챙기는 데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남에게는 무노동 무임금을 외치면서도 자기는 놀고먹어도
월급과 수당을 눈 한번 깜박거리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가고,
심지어 감옥 안에서도 월급과 수당을 챙기고,
갖은 뇌물 청탁에, 공갈에 헛소리,
사기를 쳐도 면책특권을 앞세우는 사람들,
내 편이면 손뼉을 치지만
내 편이 아니면 발로 뭉개버리는 사람들.
말끝마다 국민을 내세우지만,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말하는 것인지
아리송송한데도 내로남불의 경쟁에서는
혹시나 뒤질까 바 굿판을 벌이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현대판 일신시담의 영웅(?)이 아닐까.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다.
「알고 죄를 짓는 사람보다
모르고 죄를 짓는 사람이 더 나쁘다.」라고.
알고 죄를 지은 사람은 다시 죄를 짓지 않지만
모르고 한 짓은 거듭 반복됨으로 더 나쁘다는 의미다.
그래서 법을 아는 자가 범법을 더 많이 하고,
똑똑하고 총명한 자들이
음탕하고 악랄한 짓을 더 많이 저지르는 걸까?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그런 사람인 줄을 모르고
매번 그들을 선택한 국민이 더 나쁘다는 말이 되는데….
하기야 그 사람들을 누가 뽑았겠는가.
모르고 뽑았다면 변명은 되겠지만
설마 하는 생각으로 그들을 뽑았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참 암담하다.
이제라도 눈을 바로 뜨고 이런 일신시담의 사람들이
발붙일 곳을 만들어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 헛소리일까.
알면서도 거듭 반복한다면 더 나쁜 사람이 될 테니 말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호시절이 왔을 때 체면 불고하고
한몫 챙겨야 한다고 설쳐대는
일신시담의 이런 사람들이 판을 치는 현실에
내가 괜한 소리를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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