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48구 주상보시와 보시바라밀

2025. 6. 12. 19:27증도가

모양에 머무는 보시는 하늘에 나는 복이나

마치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原文~

住相布施 生天福 (주상보시 생천복)

猶如仰箭 射虛空(유여앙전 사허공)

 

수행자가 보시(布施)를 행함은

보리(菩提)를 이루려는 방편이다.

그러나 보시를 행함에 해탈이나 열반 등

자신의 어떤 이익과 공덕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이를 모양에 머무는 보시(住相布施)라 한다,

그러므로 이런 보시는 허공에다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교학에서 삼계 육도의 최고의 천은 비상비비천이다.

주상보시로 최고 천에 올랐다 하더라도

그 복덕이 다하면 허공에 쏜 화살이 떨어지듯

육도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승의 보살들이

육바라밀의 하나인 보시를 행함에는

보리를 이루기 위함이지

어떤 이익도, 공덕도 바램이 없어야 한다.

원효(元曉)대사의

『금강반야경소(金剛般若經䟽)』에서도

“보시하는 사람[施者]과 보시를 받는 사람[受者]과

보시하는 물건[所施之物]이 3륜이다”라고 하였으며,

또 교(敎)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신(身)ㆍ구(口)ㆍ의(意)가 3륜이다”라고 하였다.

교(敎)에서 말하는 신구의(身口意)는

부처님의 신구의(身口意)를 말한다, 간략히 말하면

중생의 업(業)을 갈고 두드림을 삼륜(三輪)이라 한 것이다.

보시란 보리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을 말하는 것이다.

@보시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재시(財施)와 법시(法施)이다.

그 재시와 법시에는 각각 두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유착(有着)과 무착(無着)이다.

자신을 위하거나 자생(資生)을 위하거나

수승한 과보를 위해서 상속을 희망하여

재물이나 법을 보시하면,

이것은 집착이 있는 것[有着]이 된다.

혹은 일체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거나

혹은 장애가 없는 지혜를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집착이 없는 것[無着]이 된다.

그밖에 다시 두려움이 없는 보시[無畏施] 등은

또한 재시 속에 수순해 들어간다.

<보리자량론(菩提資糧論)>

그러므로 부처님이 게송으로 이르길

「나는 이미 이 일을 지었다고 하고

바르게 짓고 마땅히 짓겠다고 하면서

이와 같이 베풀었다고 한다면

용임(傭賃:품삯)이지 보시가 아니다.」라고 했다.

 

보시하는 물건과 받는 자 및

보시하는 자를 생각하지 않으면서

항상 기쁘게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부처님이 이르시길.

「보시의 과보가 증대되기를 탐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즉각 능히 희사하는 것을

식리인(息利人:이자나 배당금을 취하는 사람)이며,

증익되는 과보를 탐내지 않고

오직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시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모두 상업적[商販]이다.」라고 했다.

모든 법 중에서 믿음을 앞선 행으로 삼는 것처럼,

보살은 육바라밀을 닦지만,

그중에서 반야 바라밀이 앞선 행이다.

보살이 보시하고 보리에 회향하지 않으면

보시바라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보시를 행함에는 오로지 보리를 이루기 위한

수행의 방편이 될 때 그 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모양에 머무는 보시는 그 복이 다 하면

허공에 쏜 화살이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반드시 떨어지게 마련이듯

육도에 다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명전화상송증도가사실(南明泉和尙頌證道歌事實)의 해설 ~

 

【琪注】 모습[相]에 머물러서 보시하는 사람은

반야(般若)와 상응하지 못하는데,

모습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유위(有爲)의 공행(功行)을 이루는 것은 구경이 아니니,

이 때문에 고덕이 말하기를

“만약 반야를 닦지 않으면 만행(萬行)이 헛된 것이다.

왜냐하면 닦는 공행이 본성에 걸맞을 수 없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보시(布施)를 말해 보자.

마음의 운용이 광대한 것을 보(布)라 하고,

자기를 미루어서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을

시(施)라 하기 때문에 보시라고 한 것이니,

육바라밀[六度] 가운데 하나의 바라밀[一度]이다.

하늘에 태어나는 복[生天福]은

감득(感得)한 과보가 다만 하늘에 태어나는 복일뿐이다.

하늘에 태어나는 복은 끝내 구경이 아니니,

비유하면 마치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허공에 화살을 쏘지만 끝내 하늘에 닿을 수 없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