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잠이 들면 도둑이 주인 행사를 한다.

2024. 6. 19. 10:33붓다의 향기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니

마음이 주인이 되고 마음이 시킨다.

마음속으로 선을 생각하고는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행하면

행복은 스스로 그를 따르기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 하리라.

~출요경(出曜經)~

우리는 자면서 꿈을 꾼다.

꿈속에서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행동하고 취(取)할 수 있다.

기업의 총수도 될 수 있고,

궁궐 같은 저택에

마음에 드는 여인과

마음껏 사랑을 나눌 수도 있다.

폭력배도 될 수 있고,

살인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반대로 성인군자도 될 수 있다.

꿈속에서의 행동은

전후좌우를 살필 필요가 없다.

시비(是非)를 따질 필요도 없고,

선악(善惡)을 따질 필요도 없다.

무엇을 행하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행동할 수 있다.

꿈속이기 때문이다.

 

깨어나서도 내 마음은 똑같다.

마음으로 무슨 죄를 짓든 어떤 짓을 꾸미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행동으로 옮겨 놓으면 문제가 달라진다.

꿈속에서와 달리 행동 뒤에 따라오는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의 길은 선(善)한 길도 있고 악(惡)한 길도 있다.

마음이 선(善)한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행동하면

처음에는 힘들지 모르지만 편안함과 복이 따른다.

악(惡)한 마음을 지니고 그렇게 행동하면

그 악이 익을 때까지는 즐거울 수 있지만,

늘 불안함이 그림자처럼 따르고

종국에는 과보(果報)의 재앙을 피할 수 없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인과(因果)의 법칙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선악(善惡)의 과보(果報)가 따른다.

 

선(善)의 길을 가느냐 아니면 악(惡)의 길을 가느냐는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의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내 마음의 주인공이 나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만법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이 잠이 들거나, 집을 비우면

이방인 들어와 주인 행사를 한다.

도둑이 들어와 주인행세를 한다.

주인이 잠이 들거나 집을 비우면

이방인과 도둑들이 들어와 거리낌 없이

마음껏 내 집에서 오욕락(五欲樂)을 즐길 수 있다.

멋대로 탐욕을 부리고, 이것저것 변덕을 부리고,

화를 내고, 어떤 어리석은 행동을 해도

주인이 없으므로 대담해져 꺼릴 것이 없다.

 

그래서 도둑들은 주인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잠이 든 그때를 노려 집 안으로 들어 온다.

그러나 주인이 깨어 있으면 도둑이 쉽게 들어올 수 없다.

주인이 집을 비운 빈집은 도둑들이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 집에서 이방인 주인 행사를 하고,

도둑이 내 집에서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내 집의 주인은 이방인 아니라,

도둑이 아니라 이 집의 주인은 본래부터

<나>임을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는 주인이 깨어 있어야 한다.

 

이는 비유다. 주인은 본래의 내 마음이요,

내 집은 바로 오온인 이 몸이요,

도둑과 이방인은 가아(假我)요, 망심(妄心)이다.

오욕락(五欲樂)은 망심(妄心)의 하인들이다.

잠이 든다는 것은 무명(無明)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깨어 있어야 한다.

도둑과 이방인 들어와 주인 행세를 못 하도록

언제나 주인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

 

여행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불교 수행자들은 선(禪)을 말하고, 무상(無常),

무아(無我), 무원(無願), 해탈(解脫), 열반(涅槃)등을 말한다.

이 말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 주인인

내 본래 마음을 깨우기 위해 찾아가는 이정표요, 길을 의미한다.

 

길은 많지만 목적지는 하나다.

잠든 주인을 깨우는 것이다.

본래 내 마음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