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계룡산 신원사 산내암자 순례4) 공주 계룡산 등운암
2022. 7. 31. 18:22ㆍ국내 명산과 사찰
고왕암을 나와 등운암으로 향한다.
등운암은 계룡산 산내 암자 중에서도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암자로
연천봉 바로 아래에 있다.
등원암 가는 길은 보광원에서 오르는 길과
고왕암 쪽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보광원에서 오르는 길은 조금 가파른 길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평이 한 데 반하여 고왕암 쪽에서 오르면
연천봉 고갯마루까지 완전 바위 너덜길로 된비알이다.
다리를 건너 조금 바위 너덜길의 된비알을 계속 오르면
연천봉 고갯마루에 이른다.
연천봉 고갯마루에서 등운암까지는 100m 정도 거리다.
등운암은 지대도 높지만, 암자의 전각도 단출하다.
대웅전과 요사채 그리고 최근에 조성된 산왕전(산신각)이 전부다.
요사채의 편액은 <등운암>으로 되어 있다.
대웅전과 요사채 사이에 장독간이 있다.
대웅전
전면 3칸 측면 2칸 다포식 팔작지붕으로 된 등운암 대웅전이다.
편액은 대웅전이지만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관음보살을 좌협시로,
대세지보살을 우협시로 봉안하고 있다.
벽에는 칠성탱, 신중탱, 산신탱, 지장탱이 봉안되어 있다.
@등운암의 유래
등운암이란 암자의 이름이 처음 유래한 것은
계룡산의 이 등운암이 아니라 통일신라 시대 때 창건되었다는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에 있었던 암자에서 비롯된다.
(칠성탱)
이 암자는 신라 신문왕(681~692) 때 활동했던
부설(浮雪)이 아들 등운(登雲)을 위해
변산 제2봉인 쌍선봉의 동쪽에 창건했다고 전하는 암자다.
조선 후기 청허휴정(淸虛休靜)의 전법제자인
영허해일(映虛海一, 1541~1609)대사가 남긴
「부설전(浮雪傳)」에 의하면
부설은 변산의 한 암자에서 수행하다가
강원도 오대산에 가서 정진하고자 길을 떠났는데,
밤이 되어 구무원(仇無寃)의 집에서 여장을 풀었다.
그때 구무원의 딸 묘화(妙華)가 부설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그 뒤 내외는 변산으로 가서 부설암(浮雪庵)과 묘적암(妙寂庵)을 짓고
수행했으며, 딸을 위해 월명암(月明庵)을,
아들을 위해 등운암(登雲庵)을 지었다고 한다.
(신중탱)
조선 중종대 기묘명현 기준(奇遵, 1492∼1521)의 문집
『덕양유고(德陽遺稿)』에 수록된 ‘등운암(登雲菴)’이란 시가 있으며
김장생(金長生)이 지은 「최명룡 묘갈명(崔命龍 墓碣銘)」에 의하면
이곳에서 불교를 공부하던 유학자
여윤(汝允) 최몽룡(崔命龍, 1567~1621)이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규합하여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산신탱)
조선 시대 4대 문장가 이정구(李廷龜, 1564~1635)의 문집
『월사집(月沙集)』 제18권에는
“등운(登雲)은 변산의 절 이름이다”라는 기록이 있고,
구치용(具致用, 1590∼1666)의 문집
『우교당유고(于郊堂遺稿)』제3권에는
‘야등운암사(夜登雲巖寺)’라는 시문이 있다.
『동국여지지(東國與地誌)』에 의하면
“월명암(月明庵)은 변산 월정봉(月精峯)에 있는데,
지세가 기이하고 밝아서
왕재(王在)·의상(義湘)·원효(元曉)·덕성(德成)과 함께 이름난 절이다.
그 곁에 또 등운암(登雲庵)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월명암 위쪽에 있었던 등운암의 폐사 시기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지장탱)
등운암은 인도의 유마거사(維摩居士),
중국의 방거사(龐居士)와 더불어
세계 불교 3대 거사로 알려진
부설거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의미가 있다.
(본방 한국거사불교의 효시 부설거사 이야기 참조)
대웅전 뒤편을 돌아 산왕전으로 올라가 본다.
산왕전(山王殿)
산신을 모신 전각인데 편액은 산왕전(山王殿)으로 되어 있다.
산신각은 산령각, 산왕각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건물은 殿이 아닌 閣을 쓰는데
등운암의 편액은 산왕전으로 되어 있다.
법당 안에는 여 산신이 봉안되어 있다.
남 산신은 대웅전에 모셨기에 산왕전에는
따로 여 산신을 봉안한 것일까?
산신탱을 보면 호랑이 등에 앉아 승천하는 형성인데
우측 하단에 갓을 쓴 선비가 보이는 것이
일반 산신탱과는 조금 특이하다.
등운암의 이 여 산신은 부설거사의 부인 묘화(妙華) 내지
그의 딸 월명(月明)이 도를 이루고 승천한 것을 묵시적으로
상징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흐린 날씨라 언제 비가 올지 몰라
신원사의 암자 순례 중 마지막 암자인 보광원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등운암에서 보광원으로 하산하는 길은 평범한 육산으로
내려가는 길 전체가 크게 힘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날이 흐려 전망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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