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辛丑年) 한 해를 보내며

2021. 12. 31. 21:53삶 속의 이야기들

 

 

새해 아침 차례를 지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납월의 끝자락에 섰다.

돌아보니 신축년(辛丑年) 이 한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해가 아닌가.

듣도 보도 못 한 이 희귀한 질병에 너나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해를 이어 갖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역풍(疫風)까지 몰아치고 있으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저무는 한 해를 끝자락에 생각의 여울만 너울을 짓는다.

 

 

 

 

 

 

 

그래도 어떠하랴. 산목숨인데.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고 하지 않은가.

「가랑잎에 눈을 가리면 태산(泰山)을 볼 수 없다.〔一葉蔽目不見泰山」 는

옛 선사의 말처럼 한 평생에 이 보다 더 큰 고난도 겪었는데 어찌

이 역병을 이기지 못하랴.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니탓, 네탓, 공업(共業), 불공업(不共業) 그런 어려운 말은 접어두자.

차라리 똑똑한 염세주의자(厭世主義者)보다 어렵고 힘들어도

바보 같은 낙천주의자(樂天主義者)가 더 낫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로

이 역경을 이겨내자.

 

밤이 깊을수록 아침이 가까워지듯

밝은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며 살아가자.

 

지난 한 해 저의 어눌한 글과 그림을 고이 보아주신

제불방을 왕림해 주신 제현(諸賢) 님들께 감사함을 올리며

밝아 오는 임인년(壬寅年)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玄林 合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