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의 넋두리,

2018. 3. 4. 01:39포토습작

두루미의 넋두리,

~삼일절날 중랑천에서~

 

옛적에는 눈보라가 몰아쳐도 마음은 춥지가 않았는데... 盛火같은 열기 때문이었나.

그런데 오늘은 삼일절인데도 웬지 한기가 들고 춥네.

부는 바람은 계절이 그러니 그렇다 치고 눈은 없는데도 왜 이리 춥지.

마음이 허전해서 그런가. 세상인심이 냉랭해서 그런가.

그래도 강물은 흐르는구나. 부는 바람에 중랑천의 물결.

무심한 세월 아는지 모르는지 강물만 소리 없이 흐르고 있구나.



 

그건 그렇고 오늘따라 다들 어디 갔지. 춥다고 모두들 어디 숨었나.







이 을씨년스러운 날에 너는 무얼 보니. 이 추운 날에 먹잇감이 나오겠니.



물에서 나와! 오래 있으면 동상 걸려.



쟤네처럼 강변에서 명상이나 해.


홀로 고요해지고 싶어도 훼방꾼이 많다고.











사는 것은 그런 거야. 나무가 고요해지고 싶어도 바람이 가만히 두지 않듯 말이야.

제네 봐. 분수에 맞게 얌전했던 놈이


괜시리 높이 올라가


부질없이 허망한 욕심의 바람에 휩쓸려 누구처럼 제 몫 챙기려고 빈 강물 쬐려 보지만,

건지는 것 뭐 있겠어. 빈털터리에 열만 나지.









찬 바람에 마음까지 시리다면 숲에도 숨지말고 나뭇가지에도 매달리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물에 미련도 버리고




 

미련 없이 허공으로 훌훌 날아봐.






 

   쟤네는 정말 춥나 보네. 머리 박고 있는 것 보니.



얼굴 좀 내밀어 봐.

.


하긴 나도 춥네.



우리 한번 모여볼까?



차례차례 모여봐.



홀로 고독을 즐기는 제도 불러봐.



그 봐, 잽싸게 뛰어오잖아.



얼추 모인 거야?



잘 살펴봐.



모이긴 모였는데...



누가 빠졌지?



거 봐. 하나 늘었지.



잘 출발해 볼까.


낙조가 지는 강변에서 노루 꼬리 같은 햇살의 낭만을 즐기는 제네들이 부럽구먼.





해 떨어지기 전에 돌아가야겠지. 자, 출발! 앞으로!

맑은 내일을 향하여.




'포토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후의 벚꽃 나들이  (0) 2018.04.11
어느새 봄이왔구나.  (0) 2018.03.31
중랑천의 두루미 성탄절 날에  (0) 2017.12.27
부처님이 보이시나요?  (0) 2017.04.25
가족나들이 가평 눈썰매장에서  (0)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