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공화상의 대승찬 (제71구~97구)

2018. 2. 17. 06:42대승찬


(주가각)


보지공화상의 대승찬

(제71구~97구)

71.

濁愛纏心不捨(탁애전심불사) 어지러운 애욕에 묶인 마음 버리지 못하면,

淸淨智心自惱(청정지심자뇌) 깨끗한 지혜의 마음이 스스로 번뇌한다네.

 

72.

眞如法界叢林(진여법계총림) 진여(眞如) 법계(法界)의 울창한 숲이,

返生荊棘荒草(반생형극황초) 도리어 가시밭과 잡초밭 되며,

 

73.

但執黃葉爲金(단집황엽위금) 다만 누런 낙엽을 황금이라 집착하고서,

不悟棄金求寶(불오기금구보) 황금을 버리고 따로 보배를 찾는 줄 깨닫지 못하네.

 

74.

所以失念狂走(소이실념광주) 그 까닭에 잊어버리고 미쳐 날뛰며,

强力裝持相好(강력장지상호) 억지로 겉모습 꾸미는 데에만 힘을 쏟는다.

 

75.

口內誦經誦論(구내송경송론) 입 속으론 경을 외우고 논을 외우나,

心裏尋常枯槁(심리미상고고) 마음속은 언제나 바짝 말라 있구나.

 

76.

一朝覺本心空(일조각본심공) 하루아침에 본래 마음이 공()임을 깨닫게 되면,

具足眞如不少(구족진여불소) 완전히 갖추어진 진여(眞如)는 모자람이 없구나.

 

77.

聲聞心心斷惑(성문심심단혹) 성문(聲聞)은 마음 마음에 미혹을 끊으나,

能斷之心是賊(능단지심시적) 잘 끊는 그 마음이 바로 도적이다.

 

78.

賊賊遞相除遣(적적체상제견) 도적과 도적이 번갈아 서로 밀어내고 쫓아내니,

何時了本語黙(하시료본어묵) 어느 때에 근본을 깨달아 말을 멈추려나?

 

79.

口內誦經千卷(구내송경천권) 입으로는 천권의 경전 읽고 있으나,

體上問經不識(체상문경불식) 근본 바탕에서 경전을 물어보면 알지 못한다.

 

80.

不解佛法圓通(불해불법원통) 두루 통하는 불법(佛法)을 알지 못하고,

徒勞尋行數墨(도로심행수묵) 글 자취 찾아다니며 헛수고만 하네.

 

81.

頭陀阿練苦行(두타아련고행) 조용한 산 속에서 고행(苦行)을 하며,

希望後身功德(희망후신공덕) 뒷세상에 올 몸의 공덕을 바라지만,

 

82.

希望卽是隔聖(희망즉시격성) 바램이 있으면 곧 성인과 멀어져 버리니,

大道何由可得(대도하유가득) 대도를 어떻게 얻을 수 있겠는가?

 

83.

譬如夢裏度河(비여몽리도하) 비유하면 꿈속에서 강을 건너는 것과 같으니,

船師度過河北(선사도과하북) 뱃사공이 강 저쪽으로 건네 줬으나,

 

84.

忽覺床上安眠(홀각상상안면) 침상에서 단잠을 문득 깨보니,

失却度船軌則(실각도선궤칙) 나룻배로 건너는 법도를 잃어버렸구나.

 

85.

船師及彼度人(선사급피도인) 뱃사공과 저쪽으로 건너간 사람,

兩箇本不相識(양개본불상식) 두 사람은 본래 서로 알지 못한다.

 

86.

衆生迷倒羈絆(중생미도기반) 중생은 헤매다가 거꾸로 얽매이어,

往來三界疲極(왕래삼계피극) 삼계에 오고 감에 피로하기 끝이 없다.

 

87.

覺悟生死如夢(각오생사여몽) 삶과 죽음 꿈과 같음을 깨닫는다면,

一切求心自息(일체구심자식) 모든 찾는 마음 저절로 쉬어지리라.

 

88.

悟解卽是菩提(오해즉시보리) 깨달아 아는 것이 곧 보리이니,

了本無有階梯(료본무유계제) 깨달으면 본래 단계가 없다.

 

89.

堪歎凡夫傴僂(담탄범부구루) ! ! 곱사등이 같은 범부들이여,

八十不能跋蹄(팔십불능발제) 팔십이 되어도 마음대로 걷지 못하는구나.

 

90.

徒勞一生虛過(도로일생허과) 헛수고로 일생을 헛 보내면서,

不覺日月遷移(불각일월천이) 세월의 흐름도 알지 못하는구나.

 

91.

向上看他師口(향상간타사구) 위로 저 스승의 입을 바라봄이,

恰似失嬭孩兒(흡사실내해아) 마치 어미 잃은 아이와 같구나.

 

92.

道俗崢嶸集聚(도속쟁협집취) 도인과 속인이 빽빽히 모여,

終日聽他死語(종일청타사어) 종일토록 죽은 말만 듣고 있구나.

 

93.

不觀己身無常(불관기신무상) 자기의 몸 무상(無常)한 줄 보지 못하고,

心行貪如狼虎(심행탐여랑호) 마음을 씀에 탐욕이 이리와 호랑이 같구나.

 

94.

堪嗟二乘狹劣(감차이승협열) 불쌍하구나 좁고 못난 이승(二乘)들이여,

要須摧伏六府(요수최복육부) 육근(六根)을 억눌러 항복시키고자 하며,

 

95.

不食酒肉五辛(불식주육오신) 술과 고기 오신채(五辛菜)를 먹지 않으며,

邪眼看他飮咀(사안간타음저) 삿된 눈으로 남이 마시고 먹는 것을 바라보네.

 

96.

更有邪行猖狂(갱유사행창광) 더하여 삿된 행위로 어지럽게 날뛰며,

修氣不食鹽醋(수기불식염초) 기운을 닦으며 소금과 식초를 먹지 않는구나.

 

97.

若悟上乘至眞(약오상승지진) 상승(上乘)의 지극한 진리를 깨닫는다면,

不假分別男女(불가분별남녀) 남자와 여자라는 분별도 없으리.


(아미산의 보현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