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사들의 불교이야기(1) 배휴거사

2017. 8. 9. 00:00조사어록과 잠언


(광저우 진가사)


중국 거사들의 불교이야기(1) 배휴거사

우리나라 불교는 해동불교라고 하지만 사실 전래부터 중국불교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교 교리공부를 하다보면 중국의 고승들과 처사들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 이야기가 많다.

칠불통계로 유명한 백거이와 도림선사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오늘은 배휴거사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를 살펴본다.

 

배휴(裵休,797-870)는 당() 때 산서성 하동(河東) 문희(聞喜) 사람인데,

자는 미() 또는 공미(公美), 하동대사(河東大士)라 칭해진 거사다.

당의 관리인데 거사(居士)로 규봉(圭峰)선사에게 화엄을 배우고,

또 황벽휘운(黃檗希運)선사를 임지(任地)의 용흥사(龍興寺), 개원사(開元寺)에 권주(勸住)케 하고

 조석으로 법을 물어 선교(禪敎)에 밝았든 사람이다.

<권발보리심(勸發菩提心)>을 짓고 황벽의 어록(語錄)<전심법요(傳心法要)>를 집록(集錄)하였으며,

 또 규봉선사의의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등 고승들의 많은 저술에 서문을 남기기도 했다.

벼슬이 병부시랑(兵部侍郞), 중서문장사(中書門下章事), 선무구절도사(宣武軍節度使) 등을 역임하였으며,

함통(咸通)174세로 귀적(歸寂)하였다.


(조주선사와 철감선사 진영/화순 쌍봉사)


황벽희운 선사가 일찍이 수행하는 대중들을 모두 내어보내고, 홍주 개원사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배휴 상국이 하루는 절에 들어와서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고 원주에게 물었다.

벽에 그려져 있는 것이 무엇인가?”

원주가 말하였다.

고승입니다.”

배휴가 다시 물었다.

형상은 볼 수 있으나 고승은 어디를 갔는가?”

원주가 아무 말을 못하였자 배휴가 다시 물었다.

여기에 선사는 없는가?”

희운 상좌라는 분이 있는데 아마도 선사 같습니다.”

배휴가 드디어 황벽 선사를 불러 앞에서 원주와 같이 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황벽 선사가 말하였다.

다만 묻기만 하라.”

배휴가 말하였다.

형상은 볼 수 있는데 고승은 어디에 갔습니까?”

황벽 선사가 말했다.

"배상공!”

황벽이 부르는 말에 배휴가 대답했다.

"!"

황벽 선사가 다시 말했다.

고승이 이 자리 여기에 있네.”

배상공이 그 말에 크게 깨달았다.


@위 글은 <황벽형의(黃檗形儀)>라는 화두로 <전등록>,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 등 여러 화두집에 나온다.


 

蛇足: 묻는 자는 어디에 있고, 답하는 자는 어디에 있는가?

<지금, 바로, 여기>라는 말, 그 의미를 아시는가?

物物頭頭 大機全彰이로다.


.


원문

黃蘗運禪師 曾散衆 在洪州開元寺 裵休相國 一日入寺 見壁間畵相 問院主云 壁間是什

 主云高僧 休云 形儀可見 高僧向甚處去 主無語 休云 這裏莫有禪和

主云 有希運上座 頗似禪和 休遂召師 擧前話似之 師曰但請問來

 休云 形儀可見 高僧向甚處去 師召相公 公應諾 師曰 高僧在者裏 公於言下 領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