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6. 19:27ㆍ국내 명산과 사찰
하동기행(1/5) 하동 삼신산(三神山) 쌍계사(雙磎寺)
몇 년 전부터 쌍계사 벚꽃구경을 그렇게 벼르고 벼렸지만 끝내 인연이 닿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꽃이 다 진 금년 5월 중순에야 비로서 그 반 뜻이나마 이루었다.
비록 그 유명한 쌍계사의 벚꽃은 볼 수 없었지만.....
서울에서 하동까지 그 거리가 어디 당일코스로 쉽이 움직일 수 거리인가.
설상가상으로 종심(從心)을 코 앞에 둔 세월의 무게를 지닌 몸으로
제한된 시간 속에만 살아가야 하는 삶을 생각한다면 이른 새벽 4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하동을 향한 걸음을 한 것만으로 다행이 아니던가,
앉으면 눕고 싶다고 쉬이 내려올 수 없는 곳이라 시간을 쪼개어
욕심을 내어 쌍계사외 주변 몇 곳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화개장터,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최참판댁,
그리고 청학동 삼청궁까지 강행군을 했다.
누가 그랬던가. 생각이 많아 주저, 주저 하면 그 주저가 저주가 된다고.
이번 하동기행은 5부로 나누어 포스팅한다.
(쌍계사 입구 매표소)
@쌍계사는 지리산의 장엄함과 섬진강의 평화스러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이라 하여 예부터 영산으로 숭배되어 왔다.
신라 선덕왕23년(724년) 의상대사의 제자인 삼법(三法)화상이 당나라에서 육조혜능의 정상(頂相)을 모시고
<지리산 설리갈화처(雪裏葛花處):눈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 있는 곳)>에 봉안한 것이 그 시초이다.
(쌍계사 일주문)
이후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 온 진감국사(眞鑑國師)가 지리산에서 내려와 머물 곳을 찾던 중
범 몇 마리가 삼법스님이 세운 절터로 인도하여 840년(신라 문성왕 2년) 이곳에 대가람을 중창하고
절 주위에는 중국에서 가져온 차를 심고 옥천사(玉泉寺)라 하였다.
정강왕 때 바위 사이를 흐르는 두 계곡물이 절 입구에서 만남으로 쌍계사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최치원으로 하여금 <쌍계석문(双磎石門)>을 쓰게하여 바위에 새겼다.
쌍계사는 도의국사와 동시대에 활약한 진감국사가
육조혜능선사의 돈오선을 신라에 최초로 전법한 도량이자 차의 발상지이며 해동범패의 연원이다.
그럼으로 쌍계사는 선(禪), 차(茶), 음(音)의 성지로 일컬어지며
국사암, 불일암, 도원암 등의 암자가 있으며 조계종 제13교구의 본사이다.
(부도전입구)
쌍계사는 진감선사에 의해 이루어진 금당영역과
임진왜란 이후 벽암 각성스님에 의해 중수된 대웅전 영역으로 구분되어져
금당은 남향을, 대웅전은 서향을 향하여 각을 이루는 파격적인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쌍계사는 현재 국보 47호로 지정된 진감국사대공탑비 1점을 비롯하여
보물500호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9점의 보물과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쌍계사 안내서)
나라연금강(훔금강)
보현보살의 화신 코끼리를 탄보현동자
밀적금강(아금강)
푸른 사자를 탄 문수동자
뒤쪽에서 바라 본 금강문
천왕문
(좌로부터) 남방수호신 증장천왕과 서방천왕 광목천왕
(좌로부터) 북방수호신 다문천왕과 동방수호신 지국천왕
천왕문에서 바라본 구층석탑
9층석탑
(팔영루)
@팔영루(八詠樓)주련
塵墨劫前早成佛(진묵겁전조성불)
진묵겁전에 일찌기 이미 성불하셔서
爲度衆生現世間 (위도중생현세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사바세계 출현하시니
巍巍德相月輪滿 (외외덕상월륜만)
덕높으신 부처님 상호 보름달처럼 원만하여
於三界中作導師 (어삼계중작도사 )
삼계화택 가운데 대도사가 되시었네.
實際成法八萬門 (실제성법팔만문)
실제에 맞춘 법 팔만문을 이루시니
門門可入得解脫 (문문가입득해탈)
문문마다 들어가면 해탈을 얻으리라
범종루
@범종루(梵鐘樓) 주련
願此鐘聲遍法界(원차종성편법계)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하여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철위산의 어두움을 다 밝게하고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삼악도의 지옥고통 모두 멸하여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모든 중생이 함께 성불하여지이다.
三神山中梵鐘樓(삼신산중범종루)
삼신산의 범종루 장엄한 곳에서
金聲玉振大千界(금성옥진대천계)
금옥과 같은 소리 대천세계 진동하니
雲上靑鶴徹天外(운상청학철천외)
구름위의 청학이 하늘밖을 궤뚫었고
晧月精明印雙磎(호월정명인쌍계)
환한 달빛 맑고밝아 쌍계수에 인(印)을 치네.
적묵당
@적묵당(寂黙堂)주련
身和同住用身一(신화동주용신일)
몸이 화합하여 함께 주하니 한가지로 행동하고
口和無諍同口說(구화무쟁동구설)
입을 화합하여 다툼이 없으니 한가지로 말하고
意和無違一心行(의화무위일심행)
뜻을 화합하여 어김없으니 한마음으로 행동하고
見和同解無等觀(견화동해무등관)
견해가 화합하여 한가지로 알아 짝없이 관하고
戒和同遵眞修行(계화동준진수행)
계법을 화합하여 함께 준수하니 참다운 수행이요
利和同均心平等(이화동균심평등)
이익을 화합하여 함께 나누니 마음이 평등하도다
如是行者能得道(여시행자능득도)
이와같이 수행하는 이는 능히 도를 이루리라.
금강계단
@금강계단(金剛戒壇)주련
身在海中休覓水(신재해중휴멱수)
몸이 바다가운데 있으면서 물을 찾지말고
日行嶺上莫尋山(일행영상막심산)
날마다 봉우리에 행하면서 산을 찾지말라
鶯吟燕語皆相似(앵음연어개상사)
꾀꼬리 울음과 제비의 지저귐이 다 비슷하니
莫問前三與後三(막문전삼여후삼)
전삼과 다만 후삼을 묻지말라.
莫謂慈容難得見(막위자용난득견)
부처님의 자비상호 보기 어렵다 하지마라
不離祇園大道場(불리기원대도량)
기원정사 대도량을 여의지 않았도다.
진감선사대공탑비
국보제 47호로 지정된 이 탑은 신라 정강왕이 진감선사의 높은 법력을 존숭하여 887년에 건립한 것으로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썼으며 형영스님이 새겼다.
비문에는 사상, 역사, 예술 등 여러분야의 귀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고운의 유일한 필적이다.
@설선당(說禪堂)주련
雲山說有千萬事(운산설유천만사)
운산처럼 천만법문 설하였으나
海天廣茫本無言(해천광망본무언)
하늘과 바다 넓고넓어 본래부터 말이없네
黃鶯上樹千里目(황앵상수천리목)
노란 꾀꼬리 나무에 오르니 천리보는 눈이요
鶴入田地心豊富(학입전지심풍부)
학이 밭에 드니 마음이 풍부하도다.
色求有色還非實(색구유색환비실)
색으로 경계를 구한다면 도리어 실답지 않고
心到無心始乃明(심도무심시내명)
마음이 무심경계 이르러야 비로소 밝아진다
行李整收方丈入(행리정수방장입)
행장을 거두어서 방장에 들어가니
天雲散盡日輪晴(천운산진일륜청)
구름걷힌 하늘에 태양이 빛나도다.
대웅전
쌍계사는 금당영역과 대웅전영역으로 구분된다.
대웅전영역은 쌍계사 제2중창주라 할 수 있는 벽암스님에 의해 새워진 영역으로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거치면 웅장한 누각인 팔영루와
그 양쪽으로 스님들의 거처인 설선당과 적묵당이 자리잡고 있고
높은 계단 위에는 대웅전이 위엄있게 황장봉을 바라보고 있으며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이 절묘하게 어울려 자리잡고 있다.
(좌로부터 관음, 아미타, 보현, 석가, 문수,약사, 일광보살)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좌상
보물제1378호로 지정되어 있는 석가여래좌상은 약사, 아미타불과
일광, 관음,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협시하고 있는 대웅전의 주존이다.
현재 불상 모두가 쌍계사 목조삼세불좌상 및 사보살입상으로 일괄 지정되어 있다.
후불탱화는 삼세불상화로 보물 제1364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가모니불
(좌로부터 관음보살, 아미타, 보현보살)
좌로부터 문수보살, 약사여래, 일광보살
보현보살과 석가모니불
@대웅전 주련
佛身普遍十方中(불신보편십방중)
불신이 널리 시방세계에 두루하사
三世如來一切同(삼세여래일체동)
삼세의 모든 부처님 한결 같으시니
廣大願雲恒不盡(광대원운항부진)
넓고 크신 원력 구름같이 다함없고
汪洋覺海玅難窮(왕양각해묘난)
망망한 깨달음의 바다 궁구할 수 없도다.
廣大淸淨妙莊嚴(광대청정묘장엄)
광대하고 청정한 묘한 장엄이여
衆會圍遶諸如來(중회위요제여래)
운집한 사부대중이 부처님을 에워쌌네.
@나한전(羅漢殿)주련
靑蓮座上月如生(청련좌상월여생)
푸른연꽃 자리위에 보름달이 환하듯
三千界主釋迦尊(삼천계주석가존)
삼천대천세계 주인이신 석가모니 부처님
紫紺宮中星若列(자감궁중성약렬)
거룩한 천상궁전에 뭇별이 늘어서듯
十六大阿羅漢衆(십육대아라한중)
열여섯분 대아라한님 엄연히 계시도다.
화엄전
@화엄전(華嚴殿)주련
一光東照八千土(일광동조팔천토)
부처님 백호광명 동으로 팔천토를 비추시니
大地山河如杲日(대지산하여고일)
산하대지가 일월처럼 밝아지도다
卽是如來微妙法(즉시여래미묘법)
이것이 곧 여래의 미묘한 법문이니
不須向外謾尋覓(불수향외만심멱)
모름지기 밖을 향해 부질없이 찾지말라.
쌍계사 마애삼존불
금강계단
대은율사가 7일간 용맹정진 기도중에 서상수계(瑞相受戒)하여
끊어진 해동율맥을 다시 이으신 인연터인 쌍계사에 2007년 쌍계사 조실 고산스님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이 금강계단을 조성했다고 한다.
삼성각
@삼성각(三聖閣)주련
雖宣雲山千萬事(선운산천만사)
비록 산의 구름처럼 천만법문 설하였으나
海天明月本無言(해천명월본무언)
바다와 하늘과 명월은 본래부터 말이 없네.
黃鶯上樹一枝花(황앵상수일지화)
노란 꾀꼬리 나무에 오르니 한송이 꽃이요.
白鷺下田千點雪(백로하전천점설)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이로다.
쌍계사 삼성각에 모신 산신은 지리산 법계사와 같이 여산신을 모시고 있다.
삼성각 옆에는 불두화가 흐드러지게 피였다.
금강계단 마당에서 본 나한전
지장전 내 법당인데 지장전에는 편액이 걸려 있지 않았다.
일주문 뒤 편액은 선종대가람이고
일주문 앞 편액은 삼신산 쌍계사다.
그렇게 벼르고 벼른 쌍계사, 이른 새벽 네발달린 철마로 달려왔건만
웬지 허전한 마음 한구석 가눌길 없어
초의선사의 시한수로 달래본다.
@쌍계사/초의선사
발길이 도량에까지 닿아서
흥겨움에 즐겁게 놀았느니라
시내는 계곡 사이로 굽이쳐 흐르고
산세는 하늘을 둥글게 감쌌다
솔바람 소리는 빈집에 어리었고
대나무 그늘은 여울을 덮었다
다시 여기 와서 자고 간다고
그런 언약이야 또 하겠느냐마는
도랑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저녁에야 비로소 말끔히 개었구나
어느새 으슬으슬 찬기운이 도는데
노송 앞 텅 빈 절간에는
반용이 옛 그대로 햇살을 안았고
오리는 제단 옆에 그대로지만
슬프다 어찌하여 황매의 길목에서
오조선을 어찌 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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