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25)

2016. 12. 25. 19:20삶 속의 이야기들


(천문산 가는 길)


삶의 길(25)


인생이 짧다고 말하지만 하루는 깁니다.

그 짧은 시간에 걸어 가야할 삶의 길은 평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번뇌가 따르고 회의가 생깁니다.

? 라는 질문을 등에 지고 길을 떠나지만 늘 답답합니다.

무상(無常)의 늪을 만나 공() 도리에 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나름대로 삶을 답을 얻었다고 안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해서는 아니 됩니다.

삶의 길은 아는 것보다 삶 자체를 좋아해야 합니다(知之者不如好之者).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보다 현존하는 삶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숭산)

 

그러나 좋아하는 것으로만 만족하여 머물게 되면

그것은 마치 금은보화를 좋아하여 집안에 쌓아놓고 홀로 즐기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지식에 사로잡히면 편협 된 길을 가게 됩니다.

그것은 삶의 바른 길이 아닙니다. 정체된 것은 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금은보화는 즐거움을 누리길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생을 안다는 것도 삶의 길에서는 단지 위로를 구하는 방편에 불과합니다.


(천문산)

 

편협 된 길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최상의 즐거움은 나도 즐겁고 너도 즐겁고 모두가 즐거움이 되는 것입니다.

옛 성현들도 말합니다.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그렇습니다. 삶의 길은 어떤 길을 가더라도 즐거워야 합니다.

슬픔에도 담대해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경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옛 조사님들도 악연(惡緣)까지도 행복으로 여겨라라고 했던 것입니다.


(숭산)

 

그러나 여기에 꼭 기억해할 말이 있습니다.

樂而不流(낙이불류) 哀而不悲(애이불비)라는 말입니다.

즐거워도 무절제하지 아니하고 슬퍼도 비탄에 젖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삶의 길에서 무절제는 탐욕의 씨앗이 되어 재앙을 잉태하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비탄에 젖으면 급기야 공()도리에 빠져 불행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