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 16:42ㆍ국내 명산과 사찰
함양기행(5/7) 돌로 빚은 극락정토 지리산 굴법당 서암정사(1/2)
지리산 산행을 끝내고 귀경하는 날 마지막코스로 함양군 마천면 광점길 27-79에 위치하고 있는 서암정사를 찾았다.
아침부터 흐렸든 날이 기어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서암정사는 지리산의 유명계곡으로 알려진 칠선계곡 입구에 있는 벽송사(碧松寺)의 부속 암자로
자연암반에 조성된 굴석굴로 이름난 사찰이다.
벽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12교구 본사인 해인사(海印寺)의 말사로
예로부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등 걸출한 고승을 배출한 수행처로서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하여 사적기(事蹟記)가 없어 창건연대 및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다.
다만, 현 위치에서 50m 위의 옛 절터에 있는 삼층석탑이 고려 초기의 양식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 절의 창건 역시 신라 말 내지 고려 초로 보고 있는데 벽송사라는 이름은
조선조 1520년(중종 15)에는 벽송지암(碧松智巖)선사가 중창하여 벽송사라 하였으며,
6·25 때 소실된 뒤 곧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절이다.
서암정사는 벽송사로부터 서쪽으로 600여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의 계획은 벽송사를 거쳐 서암정사를 탐방하기로 했지만
귀경길 시간이 촉박하여 아쉽지만 벽송사는 다음번 기회로 미루웠다.
창건주인 구한원응(久閒元應)스님은 한국전란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벽송사에 부임하여
벽송사를 다시 재건한 후 이 도량을 찾아 장구한 발원을 세우고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를 배경으로
수려한 자연자원과 조화롭게 자연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하고
불교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극락세계를 그린 조각법당을
1989년부터 시작하여 11여년간에 걸쳐 완성한 굴법당이 서암정사다.
사찰 입구에 비로자나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대방광문(大放光門)을 시작으로
자연 암벽에 조성한 사천왕상을 지나 도량 안으로 들어서면 대웅전이 장엄을 드러내고
범종각 옆에는 칠보연지가 있고 그 위에 석가산이 조성되어 있다.
서암정사의 백미가 되는 굴법당은 그 석가산 속에 조성되어 있다.
자연암반을 이용하여 조성된 굴법당은 아미타여래가 주불이 되어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것으로
방대한 불보살과 나한 그리고 극락세계를 묘사한 조각예술은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도량 위편에는 비로전, 산신각, 용왕전 등 무수한 불보살의 조각상과 스님들의 수행장소인 사자굴등이 있다.
특히 굴법당은 자연의 암반에다 굴을 판 것으로 불교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특이한 기법을 보이고 있어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암정사(瑞庵精舍) 초입에는 일주문을 대신하여 3미터 가량 되는 화강암의 두 석주가 서 있고
양기둥의 전면과 후면에 화엄에 회자하는 금구(金句)가 새겨져 있다.
이제부터 화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는 암시를 말하는 것 같다.
<前面>
百千江河萬溪流(백천강하만계류)
同歸大海一味水(동귀대해일미수)
백천강물 만갈래 시내가 흘러가지만
바다에 들어가면 한 물 맛이라네
<後面>
森羅萬象各別色(삼라만상각별색)
還元元來同根生(환원원래동근생)
삼라만상 제각기 모양은 다르나
근원에 돌아가면 원래 한 몸이다.
서암정사 전각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그 앞에 대형 석주 2가 세워져있다.
<전면의 글>
@摩訶大法王(마하대법왕) 크도다 진리의 왕이여
調御三千界(조어삼천계) 온 세상 골고루 어루만지네
<후면의 글>
恒住寂滅殿(항주적멸전) 항상 고요한 집에 머물러
常放大光明(상방대광명) 끝없이 큰 광명 비추네
2개의 석주 중 오른쪽 바위에는 사천왕상이 새겨져있다.
서암정사의 이 사천왕상은 석굴암의 사천왕상을 모델로 한 것 같다.
석굴암의 사천왕상은 지물을 들고 있지 않은데 서암정사의 증장천왕의 용과 여의주를,
광목천왕은 탑을 지물로 든 것이 다르다. 사천왕상을 지나 동굴처럼 만들어진
‘대방광문'(大方廣門)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잘 왔구나 중생이여, 이곳이 극락이니라(善來衆生 此處安樂)'라며
동자상이 참배객을 맞이한다.
북방수호신 다문천왕
남방수호신 증장천왕
서방수호신 광목천왕
북방수호신 다문천왕
동방수호신 지국천왕
서암정사 법당으로 가는 초입은 <대방광문>이란 돌 편액이 자연암벽에 조각되어 있다.
대방광문(大方廣門)의 大方廣은 大方等이라고도 한다. 方은 方正, 廣은 廣大의 뜻으로 모든 대승경의 통칭,
方廣은 12분교중 하나를 의미한다. 大乘은 方廣部 가운데 최상이 됨으로 大方廣이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크고 넓은 문이라는 뜻으로 화엄세계, 즉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상징하고 있다.
대방광문 위의 글은 비로궁(毘盧宮)이다. 비로자나불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비로궁 좌측의 용조각은 옴자를 상징한다.
옴(om)은 a-u-m의 3가지 소리로 이루어진(산스크리트에서 모음 a와 u는 합쳐져서 o가 됨) '옴'이라는 음절은
하늘·땅·대기의 삼계, 힌두의 삼신인 브라마·비슈누·시바, 베다 삼전인 리그·야주르·사마 등
3가지 중요한 것들을 의미한 것으로 전우주의 정수를 신비롭게 구현하고 있는 말이다.
범어인 옴은 모든 문자를 대표하여 무량한 공덕이 있는 글자로 여겨진다.
모든 소리의 근본이자 본질이며 귀결로서 일체만법이 이 한 글자에 귀속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금방이라도 살아 용트림치는 것 같은 용과 구름. 얹혀진 둥근 돌이 어우러져 옴자를 만들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굴법당 위에 조성된 비로전은 상단에 비로자나불을 하단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고 가운데 선재동자를 봉안했다.
종무소
대웅전은 2부에서후술한다. 대웅전 옆은 법종각이 있고 그 옆은 칠보연지가 있다.
석가산
극락전이다. 이 문은 스님들 전용으로 굴법당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일반신도나 참배객들은 안양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모시는 석굴법당은 안양암(安養庵)이다.
안양문은 일반신도나 참배객이 드나드는 문이다.
또다른 하나의 입구가 있는데 이는 극락전으로 스님들이 출입하는 곳이다.
안양문에는 양편에 주련이 새겨져 있다.
念念阿彌陀(념념아미타) 생각생각마다 아미타불 염하면서
步步安養國(보보안양국) 걸음마다 극락에 임하소서
안양문 옆은 觀音大醫王(관음대의왕) 無盡甘露水(무진감로수)라는 설명이 붙은 관음과
수월관을 형상을 한 관음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굴법당의 주불인 아미타불과 협시불인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다.
구름 위에 기도하는 법장비구, 아래 세 보살은 차레로 설법제일 부루나존자, 해공제일 수보리존자, 목련존자
世自在王佛(세자재왕불) 앞에서 48염원을 올리는 법장비구.
@부처님과 생년월일이 같다는 설법제일 부루나존자 왼손에 단주와 지팡이를 들고 있다.
阿彌陀佛在何方(아미타불재하방)
唯心淨土自性佛(유심정토자성불)
아미타불은 어디에 계신가
오직 마음이 정토요 자신의 성품이 부처니라.
@오른 손에 지혜의 보주를 왼손에 지팡이를 든 해공제일(解空第一) 수보리존자
보주와 육환을 든 수보리존자 옆은 목련존자다. 지옥불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는 모습이다.
십이환장을 든 목련존자 그 아래 화탕지옥의 불길. 휘장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慈光照處火湯滅(자광조처화탕멸)
地獄變成蓮花界(지옥변성연화계)
자비의 광명 비치는 곳에 펄펄 끓는 불길이 꺼지니
지옥이 변해 연화세계가 되리니
기도하는 법장비구
석주에는 구름모양과 불보살 나한들이 새겨져 있다. 좌측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는 금강장보살.
보주와 육환장을 든 지장보살 그 옆은 도명존자, 합장하고 있는 보살은 미륵보살이다.
대세지보살 옆은 지장보살의 우보처인 무독귀왕
도명존자와 합장하고 있는 미륵보살
<신중단 神衆壇>
@위태보살이라 일컫는 동진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팔부신장과 십이지신장을 배치하였다.
탱화에서는 이를 신장(神將)탱화(幁畵)라고도 한다.
나한상
굴법당을 나와 비로전으로 향하면서 석가산을 내려다 본다.
~2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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