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1. 22:34ㆍ명승지
양평, 비오는 날의 산책
양평은 사계절 어느 때에 찾아가도 참 매력적인 곳이다.
옛적에는 그저 스쳐지나 가던 곳으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재작년인가 언젠가 수종사를 들리면서부터 두물머리에서 느끼는 운치와 달리
강변의 풍취가 새롭게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시골의 한적한 향수 같은.
강변에 늘어진 버들하며 잔잔히 흐르는 남한강의 물결 저 넘어 운무 속에 아련한 섬들 모양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모처럼 봄비까지 촉촉이 내렸다.
이런 날은 양평이 아니더라도 호젓하게 강변을 걸어보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이번 주는 원래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보러 강화로 갈까 했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기에 미련 없이 양평으로 발길을 돌렸다.
봄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그런지 양평 가는 국도 길은 평상시보다는 한적했다.
도로변 벚꽃들도 이제 한 생을 마감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비가 끝나면 벚꽃은 사라지고 없겠지. 산도 들도 새옷을 입기 시작했다.
봄비 속에 파란 잎들이 쏙쏙 고개를 든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 속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강변의 미풍이 향기롭게 느껴진다.
다정하게 강변길을 걷는 연인들. 무슨 밀어들을 나누는 것일까.
봄비 내리는 양평의 강변을 호젓하게 걸어 본다.
느려서 행복합니다.
~현림~
느려서 행복합니다.
그래요. 삶을 사는 지혜죠.
째려본다고
커피포트의 물이 빨리 끓진 않잖아요.
안달하며 살지 마세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이런 말도 있잖아요.
바람 좀 분다고 촐랑거리며
사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얕은 개울물은 촐랑거리지만
깊은 강물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잖아요.
느리게 사는 것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인생살이 한 템포 늦추어 살아가는 것이.
삶의 행복은 서둔다고 오지 않아요.
서둘면 마음 만 분방해집니다.
인생살이 서둘지 마세요.
조금 빠른 것이 결코 빠른 것은 아니랍니다.
빠른 토끼보다 느린 거북이가 오래 살 듯
쉬이 오면 쉬이 가는 것이 삶의 행복이랍니다.
느린 것이 행복하답니다.
한발 물러서서 여유를 갖고 사는 삶이.
열상산수도(洌上山水圖)
輭槲肥梧葉始舒 (연곡비오엽시서)
연한 떡갈과 살찐 오동나무 잎이 막 펼쳤는데
一株枯木獨蕭疎 (일주고목독소소)
고목 한 그루만이 홀로 쓸쓸하네.
范寬筆意徐熙墨 (범관필의서희묵)
범관의 붓놀림과 서희의 먹으로
好向殘山賸水攄 (호향잔산승수터)
하찮은 산수 정치를 잘도 묘사하였네.
~열초(洌樵)정약용~
@정약용(丁若鏞, 1762년 ~, 1836년)
1762년 음력 6월 16일에 경기도 광주군 초부면 마재(현재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태어남.
부친은 진주 목사를 지낸 정재원. 조선 정조 때의 문신이며, 실학자·저술가·시인·철학자·과학자·공학자이다.
본관은 나주, 자는 미용(美庸), 호는 사암(俟菴)·탁옹(籜翁)·태수(苔叟)·자하도인(紫霞道人)·철마산인(鐵馬山人)·다산(茶山),
당호는 여유당(與猶堂)[2] 이며, 시호는 문도(文度)이다.
다산의 파란만장의 일생을 3기로 나눈다면 제1기는 학물을 닦아 벼슬에 나가는 길이고,
2기는 정적으로 갖은 유배생활이라 할 수 있으며
3기는 유배생활을 끝내고 마지막 삶을 영위하고 마감하면서
풍류와 학문을 완성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열상산수도는 제작시기는 제 3기에 해당한다.
(열상산수도원본)
긴 고난의 시기인 강진 유배가 끝난 후 자신의 고향인 양수리로 돌아온 다산 정약용은
여기서18년 동안을 살다 죽음을 맞이했는데 여기서 지난 험난했던 강진 유배 시절의 학문적 성취를 되돌아보면서
고향에서 여러 문인들과 교류하고 제자들을 키우며 틈틈이 열수(洌水·한강)에서 풍취를 즐겼다고 한다.
<열상산수도(冽上山水圖)>는 이때의 작품이며
양수리에서 완성한 일부 작품에 대해서는 <열초(洌樵)>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지금의 이 열상산수도의 낙인은 다산의 낙인이아니라
말년에 학문 친구였던 홍현주의 소장품임을 밝히는 것이라고 한다.
.........
2)열상산수도(洌上山水圖)
騷騷雲木擺孱顔 (소소운목파잔안)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높은 산 열리니
疑有天風到此間( 의유천풍도차간)
아마도 바람이 불어 이곳으로 이르게 했겠지
草岸小亭誰作者 (초안소정수작자)
풀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나.
瀑泉聲出對頭山 (폭천성출대두산)
폭포샘 소리가 두산에서 들려오네.
~열초(洌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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