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30. 22:06ㆍ국내 명산과 사찰
양평 두물머리 아침 소경(素景)
을미년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끝자락 마지막 일요일이다.
흘러가는 세월 막을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어제 같은 하루였기 때문일까.
새날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 양평 두물머리를 찾았다.
오후에 비소식도 있고 날도 흐렸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동우회와의 이미 약속한 일정이기도 하지만 ...
두물머리는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 두물머리를 찾기는 생전 처음이다.
이른 아침에 보는 두물머리는 낮에 보는 것과는 사뭇 풍경이 달랐다.
나신(裸身)의 풍경이라면 지나칠까.
운무 아닌 새벽의 옅은 안개가 강변을 적시고 있는 풍경이 아련한 시골풍경을 안겨다 준다.
꾸미지 않은 두물머리의 소경이 그래도 우울했던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일기예보대로 날은 흐리고 제대로 된 일출은 보지 못했다.
희끄무레한 아침 두물머리 풍경. 안개 같지 아닌 안개 속에서 회상에 잠시 젖어 보다가
비가 내리기 전에 돌아 갈 생각으로 아쉬운 미련만 남기고 출사를 접었다.
그 옛날 백거이가 지었다는 시 한 수. 아마도 오늘 같은 나의 이런 기분을 노래한 것일까.
花非花(화비화)
~백거이~
花非花(화비화)
霧非霧(무비무)
夜半來(야반래)
天明去(천명거)
來如春夢幾多時(래여춘몽기다시)
去似朝雲無覓處(거사조운무멱처)
꽃이면서 꽃이 아니고
안개이며서 안개가 아니네
한 밤중에 왔다가
날새면 떠나가니
올 때는 봄꿈처럼 잠깐 왔다가
갈 때는 아침구름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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