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시담(一身是膽)

2014. 11. 11. 23:16삶 속의 이야기들

 

 

 

일신시담(一身是膽)

겁 없이 설쳐대는 사람들을 일러 흔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원래 이 말은 일신시담이란 말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일신시담(一身是膽)이란 이 말은 원래 두려움을 모르는 담대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삼국지에서 촉나라 유비가 그의 휘하 장수 조자룡에게 한 말에서 유래한다.

삼국지에서 조자룡은 유비의 아들 유선을 안고 조조의 수십만 대군 사이를 단신으로 뜷고 나온 이야기는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다. 서기 219년 유비와 조조간의 한중 전투에서도

조자룡이 홀로 전장에서 조조군을 격파한 혁혁한 공을 세우자 그의 용맹무쌍한 활약을 칭찬하는 의미로

조자룡을 가리켜 유비가 「子龍一身都是膽也(자룡일신도담야)」라 했다.

조자룡은 두려움을 모르는 담대한 사람이란 뜻이다. 일신시담은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데 삼국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금의 우리나라에서도 조자룡을 능가하는

일신시담이란 말을 들을 사람이 참으로 많아졌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국가 원수를 웬슈라고 칭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만 벌렸다 하면 혁신이니 개혁이니 외쳐되다가도 제 이익 챙기는 데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남에게는 무노동 무임금을 외치면서도 자기는 놀고 먹어도 월급과 수당을 눈 한번 깜박거리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가고,

뇌물 청탁에, 공갈에 헛소리, 사기를 쳐도 면책특권을 앞세우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현대판 일신시담이 아닐까. 속된 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니 말이다.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다.

「알고 죄를 짓는 사람보다 모르고 죄를 짓는 사람이 더 나쁘다.」고.

알고 죄를 지은 사람은 다시 죄를 짓지 않지만 모르고 한 짓은 거듭 반복됨으로 더 나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인 줄을 모르고 매번 그들을 선택한 국민이 더 나쁘다는 말이 되는데....

허기사 그 사람을 누가 뽑았겠는가. 모르고 뽑았다면 변명은 되겠지만 설마 하는 생각으로 그들을 뽑았다면

그 책임을 모두 전가하기는 그렇다.

이제라도 눈을 바로 뜨고 이런 일신시담의 사람들이 발붙일 곳을 만들어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 헛소리일까.

알면서도 거듭 반복한다면 더 나쁜 사람이 될 테니 말이다.

 

세상이 각박하여 힘 있을 때 안면 몰수 하고

한 몫 챙겨야 한다고 설쳐대는 일신시담의 이런 사람들이 판을 치는 현실에

내가 괜한 소리를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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