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5. 22:03ㆍ삶 속의 이야기들
(원통사 대웅전)
바가바교회
가계에 있다 보면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든다. 그러나 상대하기 참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로「교회 다니세요?」하고 묻는 사람, 어떤 이는 아예 거두절미하고「어느 교회 다니세요?」하고 묻는다. 예수 믿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기네 교회 하나님이 최고이니 자기네 교회로 오라는 의미로 묻는 것이다. 이런 막무가내 사람들이 들어오면 대답하기가 참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짜증을 내기도 그렇다. 그랬다가는 언제 뒤에서 무슨 험담을 늘여놓을지도 모르니. 「나 이외에 다른 신들은 모두 사탄으로 여기는 종교.」이니 말 한마디라도 장사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한 생각(?)을 짜냈다. 이런 유의 질문을 받으면 <박가법 교회>를 다닌다고 한다. 그러면 열에 열 모두 소리 없이 나간다. 하긴 그들이 어찌 박가범 교회를 알겠는가? 무슨 성당이나 어디 있는 무슨 교회라면 말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질 수 있을 텐데,
박가범교회란 것은 생판 듣도 보던 못한 것이니 어찌 뒷말을 이어가겠는가.
박가범은 범어 바가바(Bhagavat)의 음역한 것이다. 제불(諸佛) 통호(通號)의 하나로,
박가범(薄伽梵), 세존(世尊), 중우(衆祐), 파정지(破淨地)라 번역되는 말이다.
<대지도론권2>에 따르면 바가바의 의미를 4가지 뜻으로 설명하고 있다.
『바가바(婆伽婆)의 바가(婆伽)는 분별((德: 分別)을, 바(婆)는 교묘함(巧)을 의미한다. 모든 법의 전체적인 모습과 부분적인 모습을 교묘하게 잘 분별하기 때문에 바가바라고 한다. 또 바가는 명성(名聲)이요, 바는 있음(有)이니 명성이 있는 분이라는 뜻이다. 아무도 부처님과 같이 명성을 얻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 바가는 깨트린다(破)는 뜻이요, 바는 능(能)하다는 뜻이니 이분은 음욕, 성냄, 어리석음을 능히 깨트리기 때문에 바가바라고 한다.』
「불지론(佛智論)第一卷」에는 바가바의 6가지 의미(六義)를 말하고 있는데 자재(自在) .치성(熾盛). 단엄(端嚴), 명칭(名稱) 길상(吉祥), 존귀(尊貴)가 그것이다. 또 일설에는 아미타불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포교는 신앙생활에서 큰 의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듯 하는 그런 포교는 상대에게 불쾌감만 초래할 뿐이다. 좋게 보아 일없는 사람이나, 무신론자들이라면 몰라도 이미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자기네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듯 떠벌리는 것이 어찌 포교라
할 수가 있겠는가. 11조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받아드리지 않는다는 교회를 생각하면 이런 교회가
어쩜 다행이라고 여기고도 싶겠지만. 글쎄.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뒷맛이 좀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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