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8. 22:40ㆍ삶 속의 이야기들
늑대(wolf) 이야기
21세기는 카오스의 시대라고 한다. 사실 과학의 발달로 오늘날 물질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그에 비례하여 인성(人性)은 타락하여 모럴헤저드는 극에 달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삶의 가치가 물질적인 것에 매달려 인간이 동물보다 못한 삶을 구가하고 있다는
서글픈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소설가가 늑대를 가리켜 악령의 화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멸종되어 가는 야생동물 중 하나인 늑대,
이솝우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와는 달리 그 늑대의 속성은
인간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사람을 헤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야생 동물의 성격상 인간에게는 무서운 동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소름이 끼칠 정도의 그 무서운 눈을 보면 악마의 눈과 같아서 섬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추잡스럽고 난폭한 사람을 가리켜 늑대 같은 놈이라고 비아냥 그린다.
그러나 늑대는 그 어느 동물보다도, 사람들이 본 받아야할 것이 많은 동물이라고
늑대를 연구하는 동물사회학자들은 말한다.
그 일례로서 늑대는 사람보다도 더 애처가요 부성애(父性愛)가 강하다고 한다.
역사를 보면 임금이나 황제는 적게는 몇 백 명, 많게는 만여 명의 후궁들을 거느리면서 향락을 즐겼지만
늑대는 한 무리의 리드가 되어서도 평생 한 암컷만을 사랑하며,
굶주려 사냥을 할 때라도 자기가 먼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암컷과 새끼들에게 먼저 가져가 먹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암컷과 새끼들이 편안히 먹을 수 있도록 경계를 서다가 나중에야 남은 것을 같이 먹는다고 한다.
또한 위험이 닥치면 자신의 암컷과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이 위험할 지라도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암컷과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한다.
위험이 닥치면 인간들처럼 자기 살 궁리만 찾는 것이 아니라
닥친 위험을 피하지 않고 침략자를 유인하여 홀로 희생할 줄도 아는 부성애와 지도자의 덕목을 갖춘
의리가 깊은 동물이 바로 늑대라는 것이다.
요즘 매스컴에 하루가 멀다고 성추문(性醜聞) 사건으로 오르내리는 유명인사나
고위관직자들이 이런 늑대 같은 놈만 되어도 다행일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어느 나라 역사를 보드라도 수절한 열녀문(烈女門)을 세우는 나라는 있어도 열부문(烈夫門)을 세웠다는 기록은 없다.
아마도 이는 가부장적(家父長的) 제도하의 폐단이기도 하겠지만 오늘날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스갯소리로 아내가 죽으면 울다가도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고 하는 것이 작금의 세태가 아닌가.
그것도 돈 많은 아내가 죽으면 더 크게 웃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미물인 늑대는 암컷이 먼저 죽으면 새끼들이 성장할 때까지 홀로 키우다가 새끼들이 다 성장하면
암컷이 죽은 곳에 가서 포효하다가 그 곳에서 굶어 죽는다고 한다.
멀리 떠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 생을 마감하는 옛 열녀의 이야기처럼
홀로 된 늑대는 새 짝을 찾지 않고 자기의 마지막 삶을 그렇게 마감한다고 한다.
보기에도 아름다운 새요, 잉꼬부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원앙의 수컷은
암컷이 새끼를 배면 바로 바람을 피운다지만
무서운 야생동물로 여기는 늑대는 죽을 때까지 부부애를 지키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보험금을 노려 살인을 하고, 인기나 지위, 명예를 얻으면 성추문의 매스컴을 타지 못할까 안달하여
열을 올리는 인간들에게 제발 늑대 같은 인간이 되어 보라고 빌어 본다.
늑대는 이리와 함께 개 과(果)에 속한 야생동물이다.
다른 차이점은 고사하고 특별한 것은 늑대는 야생이요, 개는 가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개들은 가축이 아니라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 사람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
개전용 화장실에다 별식을 먹이며, 미용실에까지 보내 화장을 시키고,
심지어는 함께 먹고 자고 하는 것이 자식보다, 남편보다 더 애지중지한다는 유한부인들의 이야기는
이제 어제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러나 개들이 먹을 때 보면 그렇게 배타적인 동물도 없다.
개들은 언제나 유순한 척 순종하는 듯 언제나 꼬리를 흔들지만 먹이가 생기면 절대로 나누어 먹는 법이 없다.
마치 탐욕스러운 인간이 음흉스럽게 자기 몸을 사리듯 한다.
강한 자에게는 비굴하고 약한 자에게는 거드름을 피우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속성이지만
늑대는 협동심과 의리가 강해 혼자 독식(獨食)하지 않으며,
또한 적에게는 강하게 대처하지만 동족 간에는 어느 동물보다 협동심이 강하며
적을 공격할 때도 약한 놈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강한 놈을 택해서 싸우는 용맹성을 보여 준다고 한다.
늑대는 또한 귀향성이 있어 자기를 낳아 준 부모들을 때때로 찾아 가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로 따지자면 효도라 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사람들이 늑대를 두고 비아냥 그리지만 부모를 모시지 않게다고
해외이민을 떠나버리거나,
심지어 늙은 부모를 구박하고, 제 살기 바쁘다고 홀로 된 늙은 부모를 나몰라라 하는
현대판 고려장을 행하는 그런 추악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늑대의 이런 속성을 반만이라도 닮아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자연상태계까지 파괴시키고 있는 현실,
먹이 사슬이 끊어져 이제 늑대도 멸종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개방지역과 삼림지역에 사는 늑대는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 전역에 분포했으나
현재는 많이 멸종되어, 알래스카에서 미국 북부 초원지역에 이르는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에만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수도 많은 지역에서 감소되고 있다.
한국산 늑대는 학명이 'Canis lupus chanco'로,
현재 그 수가 극히 적어 멸종된 것이 아닌가 의문시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어느 산에서도 늑대가 출현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그 대신 인간늑대들의 소식만 매스컴을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불행(不幸)중 다행(多幸)일까
다행(多幸)중 불행(不幸)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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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대사(四溟大師)
태화산에 널려 있는 크고 작은 저 무덤들
예부터 지금까지 낙양성에 살던 사람들
영원히 사는 법을 어째서 안 배우고
소나무 아래 한 줌 흙이 되고 말았구나
太華山前多小塚(태화산전다소충)
落陽城裡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如何不學長生術(여하불학장생술)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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