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보러 가는 길

2014. 10. 21. 20:55명승지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보러 가는 길

 

홍성은 초행이 아니다. 산이 좋아 산을 찾아다닐 때 용봉산을 여러 차례 들렸기 때문에

홍성 하면 용봉산이 먼저 떠오른다. 홍성 주변에는 보령과도 가까운 곳에 억새로 유명한 오서산이 있지만

용봉산의 바위들이 볼수록 멋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 사람이 홍성 남당항에서 대하축제가 열린다고 한번 가보자고 한다.

산이 아니라 단지 먹거리로만 들려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먹거리에는 별 관심이 없던 나였기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 10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일 년에 한번 열린다는 축제요, 언젠가는 한번쯤은 먹거리 축제라는 것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여겨 집을 나섰다.

이상하리만큼 고속도로는 막히지 않았다. 빨라야 2시간 정도 걸릴 꺼라 예상했는데 한 시간 반도 채 안 걸렸다.

아침을 늦게 먹은 탓에 점식 시간도 이르고 해서 남당항을 먼저 둘러보았다.

축제라고 하기는 너무 엉성하다. 별로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찾아 온 관광객들은 인산인해다. 그 넓은 주차장 가득이었다.

남당항 축제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10여분 걸어서 항구로 들어갔다.

 

 

 

 

 

남당항(南塘港)은 홍성읍에서 25km 떨어진 남당리에 있는 항구이름이다.

남당리(南塘里)라는 이름의 유래는 조선 영조 때 학자 한원진(韓元震)이 여기로 낙향하여 머물 때

그의 호 남당을 따서 이 마을 이름이 남당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남당 한원진은 당시 유학자로 명성을 떨친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수암 권상하의 법통을 잇는 기호학파의 거두였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그에 대한 유래와 가르침을 새긴 빛바랜 표지석이 있어 읽어 보았다.

 

 

 

 

 

「본래 도(道)라는 것은 인간이 타고난 본성을 따르는 것이고

그 도의 질서가 곧 인륜이므로 인륜을 실현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사람의 길이 있다.

사람의 길이 존중되지 않으면 인간은 금수(禽獸)가 되고 나라는 오랑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남당 선생의 말씀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후인(後人)들이 가슴깊이 새겨야할 가르침이다.

갯내음 물씬 풍기는 남당포구와 멀리 수평선 넘어 탁 트인 천수만을 바라보면서

이곳 남당리의 유래와 함께 선인들의 가르침을 한번쯤 음미해 보는 것도

길가는 나그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줄을 생각한다.

(이 표지석은 홍성군수 이정근씨가 1995년 12월에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남당항은 참 단출한 항구였다. 고기잡이 어선들이 들어오는 시간 때가 아니라서 갈매기도 한가롭게 보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수족관의 꽃게, 전어, 새우들을 담아 보았다. 수족관 물이 너무 흐렸다.

새우들은 성질이 급해서 뭍에 올라오면 바로 죽는다고 한다. 

시장에서 살아 있는 새우들은 자연산이 아니라 모두 양식한 것이라고 한다. 

남당항 대하축제는 10월 말까지 한다고 한다.

 

 

 

 

 

 

 

 

 

 

 

 

 

 

 

 

 

 

 

 

 

 

대하축제는 볼거리가 아무것도 없었다. 대하구이로 점식을 먹고나서 시간이 너무 남았다.

시간이 남아 꽃지해변이라 걸어보려는 심사로 안면도로 가는 길에 남당항 오는 길에 보았던 궁리포구를 둘러 보았다. 

 

 

 

 

 

 

 

 

 

 

 

 

 

 

 

 

 

 

고즈넉한 해변의 풍경이 눈길을 끈다. 어디선가 본 풍경 같기에 내려서 담아 보았다.

여기가 바로 피끓는 청춘이라는 영화 촬영지라는 안내판이 서있다.

 

 

 

 

 

 

 

 

 

 

 

 

 

 

 

 

 

 

 

 

 

 

 

 

 

 

 

 

 

 

 

 

 

 

 

 

 

 

 

 

 

 

 

 

 

 

 

 

 

 

 

궁리포구에서 바라 본 남당항쪽 풍경이다

 

 

 

 

 

 

 

 

 

 

 

 

 

 

 

 

가을바다는 사색의 바다.

지난 여름

 작열했던 그 열기를 식히며

밀려오는 파도에 몸살을 앓았던

해변에 검은 자갈들

 

바다 갈매기도 떠나버린

해변의 외로운 섬 하나

바람에 실려오는 갯내음 속에

그 긴 상흔을 홀로 달래려는가 보다.

 

수평선 저넘어 아스라한 섬들

답없는 사념의 여울 너울짓는데

잿빛 백사장에는

바위같은 정적만 흐른다.

 ~궁리포구에서/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