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1. 20:12ㆍ명승지
괴산 산막이 옛길(1/2)
남한강의 달천과 금강의 보강천이 만나고, 한반도의 중앙에 자리한 괴산,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알려졌던
괴산의 오지에 최근에 <산막이 마을 옛길>이란 곳이 매스컴을 타고 있다.
수려한 군자산(해발. 948m)이 병풍처럼 두른 칠성면 사은리 사오랑 마을에서 시작되어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지는 양반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성냥갑 같은 회색 콘크리트 숲과
차가운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빌딩 숲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적어도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고 옛것에 대한 향수로 심신의 피로를 가시게 하는
좋은 추억의 길이 될 수 있기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괴산은 예로부터 풍경이 수려하여 청천면의 선유동계곡, 화양구곡,
칠성면의 쌍곡계곡 등 구곡(九曲)이란 명칭이 붙은 계곡이 많다.
여기에 더하여 지난 1957년 2월 괴산댐이 준공되면서 물에 잠긴 또 하나의 계곡,
연하구곡(煙霞九曲)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연하구곡은 2001년 괴산지역향토사학자인 이상주씨란 분이
한문학보제4집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조선중기의 문신 노성도의 연하구곡가와 더불어
역사적 우리문화유산의 한 장으로 새롭게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다.
전날만 하더라도 쨍하던 괴산 날씨는 재를 덮어쓴 날씨다.
일기예보란 것은 늘 그렇듯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지 않는가.
하늘과 땅, 산과 강이 한빛이면 어떠랴.
일제유심조라(一切唯心造)라. 그 옛날 명승지로 알려진, 괴산댐으로 지금은 물속에 잠긴
괴산의 그 연하구곡을 마음으로 그려보며 그 옛날 충정도 양반이 걸어 다녔다는 산막이 옛길과,
그 길을 걸으며 풍류를 즐겨 던 옛 선비들,
오지(奧地)에 유배 되었지만 그것을 떨치고 유유자적했던
옛 선인들의 향취를 느끼면서 비록 대양(大洋)을 가로지르는 호화 크루즈는 아니지만
나룻배 같은 시골 유람선을 타고 오늘 하루 그 향취를 음미해 본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제일먼저 눈에 들어오는 조형물.
시대를 달리하는 두 조형물의 의미를 생각해 볼 겨를없이 으례히 관광지에 세워진 장승들
그리고 이어지는 산막이옛길에 대한 이정표
여기를 지나면 유람선을 타게된다.
이 구조물은 인공구조물이다. 시골 향취를 더하기 위해 세운것 같은데 그 의미를 알 수가 없다.
좌측 아련히 괴산댐이 보인다.
괴산댐은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강을 막아서 축조한 높이 28m, 길이 171m,
유효낙차 20.65m, 부피 4만 9,555㎥의 중력식 콘크리트 댐이다.
댐마루의 높이는 137.7m, 만수위의 높이는 135.7m로 2m 정도의 여유고가 있다.
조선전업주식회사(한국전력공사의 전신)가 1952년에 착공하여 1957년에 준공했다.
댐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순수한 국내 기술진의 조사·계획·설계·시공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발전 전용 댐이다.
댐의 왼쪽 직하류부에는 댐식 발전소가 있으며, 그곳에 수차발전기 2대가 설치되어 있다.
발전소의 최대출력은 2,600kw로, 연간 1,100만kWh의 발전량을 공급한다.
그밖에 여수로 시설은 높이 7m, 구간너비 8m로 초당 2,700㎥의 계획홍수량을 배수할 수 있다.
댐에 의해 조성된 호(湖)는 괴산군 칠성·문광·청천의 3개면에 걸쳐 있다.
유역면적 671㎢, 총저수용량 1,500만㎥로 여름철 장마에도 흙탕물이 거의 없어 담수어가 많다.
또한 댐 양안에 높이 솟은 산과 잔잔히 흐르는 맑은 물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어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댐 하류 600m 지점에 놓인 외사리-사은리 다리는 수문을 열면 잠수교가 된다.
강변의 풍광을 조망하는 고공전망대
출발지점인 괴산댐선착장에서 여기 산막이마을까지가 편도 운항코스다.
달천강 산막이 마을 앞에 세워진 연화암. 자연석이 아니고 인공구조물이다.
때로는 거짓이 진실만큼 아름다울수 있다는 어느 시인의 글이 생각난다.
회색 콘크리트가 그 삭막함을 달래주는 풍광이 되었다.
연화암 뒷편은 산막이마을. 괴산댐이 수몰됨으로 타지로 이주했던 사람들이
산막이 마을이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3가구였던 마을이 지금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고 있다.
능선 위에 세워진 환벽정, 맑은 날이였다면 풍광이 좋았을텐테..
삼신바위가 있는 곳
산막이 나루터를 지나면서 돌아 본 산막이 나루터,
옛 멋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별다른 나루터시설이 없다.
추렁다리라고 하는데 선상에서 바라보기가 너무 멀어 아득하다.
황사낀 날 같은 날이지만 낚시꾼들이 계곡의 풍광을 더한다.
연하구곡에서 나타난 절경 9곡 중 모습이 드러난 것은 댐 상류 쪽의 제1곡이라 불리는
이 탑바위와 댐 하류 쪽에 있는 제9곡이라 불리는 병풍바위(屛巖)뿐이다.
이 탑바위를 주민들은 신부가 족두리를 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족두리바위라 부른다.
우뚝하게 하나의 바위 강가에 솟아 있는데,
꼭꼭감싸 매우 조화로우니
造化翁(조화옹/조물주)의 솜씨일세
이름은 탑바위라 했는데 비둘기가 또한 즐기네
(연화구곡가/이상주역)
@깍아세운 병풍바위는 별천이니
천장봉 아래에서 기꺼이 즐기노라
산은 높고 물은 푸르러서 진경을 이루니
이곳 연하동이야말로 세상 밖 그림일세.
(연하구곡가/이상주역)
굴바위농원 선착장이다. 산막이마을 선착장까지는 편도 5000원이지만 여기까지는 8000원을 받는다.
산막이마을관광지에서 유람선이 운항하는 마지막 나루터다.
오늘은 등산을 하지 않기로 했기에 여기까지 선편을 편도로 와서 처음 도선장으로 걸었다.
산막이마을까지는 대략 2km정도다. 이제부터 산막이마을 옛길을 걷는다.
굴바위농원 선착장은 나루터라기 보다는 그냥 잠시 정착하는 곳이기에 아무런 시설이 없다.
그래서 미리 안내자에게 하선하는 곳을 일러 주어야 한다.
산막이마을나루터까지는 옛길이지만 그래도 다믐어져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은 완전 옛길이다.
점차 운항코스와 도보길을 확장할 모양으로 보인다.
허물어진 토담집, 낡은 스레이가 처마를 이루고 있다.
강변을 끼고 걷는 오솔길
조금 걸어가니 장승과 쉬어가는 의자도 나왔다. 관광객을 위해 여기까지 조금 신경을 쓴모양이다.
산행이란 으례히 비포장도로를 걷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길이라도 여기 산막이옛길은 이렇게 강을 끼고
풍광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산은 산대로, 강은 강대로 그나름대로 운치를 가지고 있다지만..
숲사이 흐르는 강물따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을 바라보면서 걷는 그 맛..
이런 맛이 정녕 산막이옛길을 걷는 맛이요, 멋이 아닐까.
~2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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