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 2013년 단풍과 국화꽃 향연(饗宴)(2/2)

2013. 11. 6. 22:06국내 명산과 사찰

 

 

 

소요산 2013년 단풍과 국화꽃 향연(饗宴)(2/2)

울긋불긋 불타듯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 너도 나도 기쁜 마음으로 함성을 지르지만 나무로 보면 변이(變異)인 것이다. 쉽게 말해서 잎이 병이 든 것이다. 기온변화에 따른 잎의 광합성 작용이 멈추고 뿌리에서 빨아올린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엽록소가 파괴되어진 것이 바로 단풍이 아닌가. 붉게도 노랗게도 보이는 것은 여름철 내내 숨어있던 엽록소와는 이질적인 안토시아닌, 카로티로노이드계의 색소가 드러나는 것으로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잎이 본래의 건강을 잃어버리고 병이 든 것이다. 자연의 순리요,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 나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럴까. 천지(天地)는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은 일체라고 하는데 나무가 병이 들면 아파할 일이지 기뻐할 일인가. 그런데도 타는 듯 붉고 노란 단풍잎을 보면 즐겁고, 환희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인 까닭인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민심민경(泯心泯境)이란  보조선사의 그 말씀도. 아둔패기 외눈에는 불가설(不可說) 불가설이다.

 

 

 

 

 

 

 

 

 

 

 

 

 

 

 

 

 

 

 

 

 

 

 

 

 

 

 

 

 

 

 

 

 

 

 

 

 

 

 

 

 

 

 

 

 

 

어렵게 피였다가

쉬이 지는구나

 

한 여름 푸르더니

붉게 물든 단풍이여

 

가는 세월 무정타

뉘를 탓 하려만

 

짧지만 긴 하루

아쉬운 미련

 

저무는 태양이

노을을 태우듯

 

한 해의 뒤안길에

불지르고 가는구나

 

비바람 몰아치던

지난 여름 아품까지

 

(마지막 단풍/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