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언(雜言)

2012. 4. 1. 08:56잠언과 수상록

 

  (설악산 대청봉에서)

 

잡언(雜言)

 

1)

청산인들 늘 푸른 것이 아니요

녹수인들 늘 흐르는 것이 아니듯

선한이도 때때로 악행을 짓고

악한이도 때때로 선행을 짓는다.

 

(운남성 취호공원)

 

2)

게는 옆으로 걸어도 제 길을 가고

대나무는 속이 비어도 올곧게 자라지만

욕심많은 중생은 바로 걸어도 옆길로 빠지고

마음이 빈 사람은 굽은 길에서도 바르게 간다.

 

(장가계천자산)

 

3)

앵무새가 말을 한다고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듯

깨닫지 못한 이가 법을 설하면

마구니의 법이지 성인의 법은 아니다.

 

(삼청산)

 

4)

사자는 침묵해도 여우가 아니요

여우가 포효해도 사자는 아니듯

진실은 침묵해도 거짓이 아니 되고

거짓은 포장해도 진실이 아니 된다.

 

(황산) 

 

5)

명리를 밝히는 자에게

신의를 찾는 것은

동네 생선장수에게서

향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원모토림)

 

6)

금가루가 귀해도

눈에 들어가면 독이 되듯

아무리 좋은 충언(忠言)도

때를 맞추지 못하면 악담(惡談)이 된다.

                                                                            

                                                                                (보봉호)

                                                                              7)

흐르는 강물은 깊을수록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데

알음알이는 깊으면 깊을수록

자기를 들어내려고 안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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