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비 내리니
2012. 5. 15. 06:02ㆍ잠언과 수상록
창밖에 비 내리니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 다리가 있는 것은 책상다리만 빼놓고
다 먹을 수 있다는 중국인들은 요리의 기재(奇才)들이다.
중국의 송(宋)나라 때 식도락가로 잘 알려진 태종(太宗)이
어느 날 모든 관리들을 모아놓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모두들 이런저런 희귀한 음식들을 나열했지만 황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그런데 재상 소이간(蘇易簡)은 한마디 말이 없었다.
의아심이 생긴 황제는 그에게 혹 나 모르는 음식을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하문했다.
그러자 소역간은 웃으면서「적구자진(適口者珍)」이라고 답했다.
제 입에 맞는 음식이 진수성찬이라는 의미이다.
요지경 같은 세상, 제멋에 산다는 데..
돌아봐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인 이 세상살이,
마음먹기에 따라 천국도 지옥이 되고 지옥도 천국이 되건만,
어찌하랴 내 이 한마음 다스리지 못하니...
벽안(碧眼)의 달마가 다시 온들 이 마음을 어찌하랴.
창밖에 비 내리니 꽃잎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