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거철(螳螂拒轍)

2012. 1. 9. 07:47삶 속의 이야기들

 

 

당랑거철(螳螂拒轍)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 길을 가거니

버마제비 수레 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상가쟁영만지도(象駕崢嶸漫進途)

수견당랑 능거철(誰見螳螂 能拒轍)

 

이는 장자(莊子)의 말을 인용한 일숙각선사의 증도가(證道歌)에 나오는 말입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제(齊)나라의 장공(莊公)이 큰 수레를 타고 가는데 마침 큰길가에 있던 버마제비란 놈이 가만히 보니

 큰 짐승이 태산 같은 것을 타고 오고 있었습니다. 거드름 피우고 위엄을 차리고 오는 것을 보니

자기 딴에는 같잖은 생각이 들어서 저놈을 못가게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 조그마한 발로 버티면서 수레를 막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무 소용없이 저만 가루가 되어 죽고 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무 힘도 없는 것을 말하여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고 합니다.

증도가에서는 이것을 무상대법(無上大法)에 비유한 것입니다.

버머제비는 그만두고 석가, 달마가 막으려 해도 안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무상대법은 불생불멸한 것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손을 댈래야 댈 수 없고

손을 대기만 하면 상신실명(喪身失命)하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도(道)가 아닌 우리의 삶의 길에서도 이런 당랑거철이 되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세상의 순리를 거슬러 가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많은 목표를 세웁니다. 목표란 자기의 능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분수를 알고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이기심과 허영심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좀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바라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랑거철처럼 자기 분수에 맞지 않은 이기심과 허영심으로 세운 목표는 공영불이 되기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이를 포장하여 혁명이니, 도전이니 하고 포장하지만

그 결과는 버마제비가 수레를 막으려하는 것과 같이 자명한 것입니다.

이기심과 허영심이 크면 클수록 옆길로 새기 마련입니다. 삼천포로 빠지기 쉽습니다.

초심(初心) 그대로 밀고 나아가기 힘이 듭니다. 삶의 길은 언제나 이 둘의 장애요소가 따릅니다.

이기심(利己心)은 과욕(過慾)에서 나오고 최상의 상품은 아첨입니다.

세상에 대한, 나에 대한 아첨입니다.

허영심은 거짓된 자기 포장입니다.

허영심의 최상품은 호기심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번 왔다가는 인생, 내 인생살이가 짝퉁이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해가 저물어 걸어온 길 돌아볼 때 항룡유회(亢龍有悔)가 되지 않도록

언제나 이기심과 허영심에 빠지지 아니하도록 마음에 채찍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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