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곤명기행(9) 원통사

2012. 2. 23. 23:11해외여행

 

 

 

운남성 곤명기행(9)  원통사(圓通寺)

원통사(圓通寺)는 곤명시 도심 안에 세워진 120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당나라 때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에 창건된 <보타라사(補陀羅寺)>라는 사원이

1255년 몽고침입으로 소실되고 1301년 원나라 때 다시 중건된 후 

청나라 때 1686년 강희제에 의해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과 규모를 갖춘 사찰이라고 한다.

 

보타라사는 보타낙가(普陀洛迦)에서 유래된 말로

이는 화엄경에서는 고대 남인도의 달라비다국의 남쪽에 자리한 말라구타국을 가리키며

중국에서는 남해 관음(관세음보살)성지를 의미하는 절강성 동쪽 주산군도(舟山群島)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타낙가란 말은 주산군도에 있는 보타산과 낙가산 두산을 합한 말로 줄여서 보타낙가라고 한 것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더 줄여 낙가라고도 표현한다. 일례로 도봉산 망월사에 있는 <낙가보전>도 이에 유래한다. 

 

곤명시의 이 원통사는 당대의 건축양식으로 우리나라 사찰로 치면 일주문에 해당되는 원통승경(圓通勝境)이 입구가 된다.

이 문을 들어서면 우리네 사찰과 달리 전각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계단으로 내려가는 형태로 지어진 앞은 높고 뒤는 낮은 형태로 되어있다.

 원통승경이란 관음보살의 걸출한 비경이란 뜻이다. 중심건물은 원통보전과 천왕문 팔각정이 자리하고 있다.

연못 위에 지어진 청대의 건축물 팔각정에는 천수관음과 옥불상이,

원통보전 중심에는 명나라 때 용의 형상을 조각한 높이 10m 정도의 2개의 원주(圓柱)가 특이하다.

용의 형상을 한 원주는 황궁에서만 허용되는 데 황제의 허락으로 유일하게 원통사에게만 허용되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춘절인데도 불구하고 연못의 물을 뽑아내어 회색의 시멘트 바닥만 드러나

 원통승경이란 그 승경(勝境)을 볼 기회가 갖지 못해 아쉬웠다

 

원통사는 대승불교, 소승불교, 라마교 등 삼대 종교가 공립하는 사찰이다.

주체는 대승불교지만 중국에서 하나뿐인 상좌부 불교 경전이 여기 동불전에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원통사가 자랑하는 팔각정이다.

팔각정 주변은 연못을 만들어 연꽃도 피우고 한 모양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춘절인데도 불구하고 연못의 물을 뽑아내 얼씨년스러운 허멀건 시멘트바닥만 드러나 있다.

관음의 성지답게 비경을 의미하는 원통승경의 그 경지를 느낄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17c 중엽 청나라 때 지어진 이 팔각정은 팔정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팔각정 안에는 관음보살이 모셔져있다.

팔정도(八正道)란 고집멸도(苦集滅道)라는 원시불교의 최대 교리인

사성제(四聖諦: 4가지 성스러운 진리)의 진리 중 고(苦)를 없애는 도제(道諦)의 길을 밝힌 8가지 바른 길을 말한다.

8가지 바른 길이란 바른 견해(見解), 바른 생각(正思),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활(正命), 바른 노력(正精進), 바른 기억(正念), 바른 선정(正定)을 말한다.

 

    위의 사진은 펌한 것으로 물이 차면 이런 모습이란다.

관음의 성지인 보타산과 낙가산은 섬 위의 산이기 때문에 연못으로 상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팔각정안에 모셔진 관음보살(관세음보살)이다. 

위의 관음상은 천수관음상으로 1990년 태국불교협회가 원통사에 기증한 불상이라고 한다.

이 불상을 보면 대승의 1000개의 눈과 손을 가졌다는 천수관음상과는 색다르다.

그것은 소승불교에서 만든 관음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손에 들고 있는 기물 또한 대승과는 다른 독특한 것이다.

 

팔각정 안에 모셔진 옥불 관음상이다. 그런데 우리네 옥불관음과는 좀 색다르다.

 뿐만 아니라 앞에 걸은 불광보조란 것도 그렇고...

이는 자손을 점지해 주는 우리나라 삼신할매처럼 불교의 관음사상이 중국에서 토착화 과정에서

 불교의 관음보살이 중국에서는 민속신앙으로 추앙받는 모성신 낭낭(娘娘) 이란 여신과 동일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낭낭여신은 두 여신으로 불리는데 벽하원군(碧霞元君) 즉 천선성모(天仙聖母) 내지

천후성모(天后聖母)등과 함께 민속신앙으로 받들어지는 여신이다.

관음사상은 관음보살의 이명(異名)으로 송자관음(送子觀音),

백자관음(白子觀音), 백의대사(白衣大師) 등의 이름으로 낭낭신과 동일하게 취급되었다. 


박하원군은 태산낭낭으로 불리며 태산(泰山)을 중심으로 북중국에서 신앙되고,

 천후낭낭은 북주를 중심으로 남중국에서 숭배되었다.

하나는 대륙의 신이며, 다른 하나는 해상의 수호신이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천후낭낭은 무역업이나 해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고

 태산낭낭은 농상공업 등이 주인 지역에서 모셔지고 대륙의 오지에서 그 사당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중국민속 신앙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는 관음보살을 본신(本身)으로 여기고,

태산낭낭은 응신(應身)이라 여기는 모양이다.

그래서 낭낭신을 모신 사당에는 후벽이나 위쪽 편액에 <불광보조(佛光普照)>라 쓰게 했다.

또한 관음의 다른 이름으로 남해대사, 자항대사와 상통한다.

뱃사람들은 관음을 수호신으로 여겨 <자항보도(慈航普渡)>로 표현되는데

이는 낭낭신이 관음신앙에 융합되었음을 의미한다.

 

천왕전의 천왕이다. 섬세한 조각이 돋보인다.

천왕상은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원통사를 소승과 대승이 공존하는 사찰이라고 하나 보다. 

 

 

 

 

      원통보전의 전경이다. 보전 앞의 향로형 백탑이 이색적이다. 

 

원통보전 안의 전경이다. 원래는 (청나라 통치시절)  원통사라는 절이름 그대로 관음을 주불로 모셨는데

이 불상이 파괴 되어 수리할 때 석가모니불로 대체했다고 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를 모실 때는 좌우보살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는데

여기 원통사에 모신 석가모니부처님의 좌우부처로는 원시불교의 10대 제자중

 선정제일 가섭존자와 다문제일 아난존자가 모셔져 있다.

이로 보아 원통사는 소승불교를 계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청대에 황제의 허락으로 세워진 용모양의 2개의 원주가 이색적이다.


 

 

 

이 조형물은 불교적이라기 보다는 도교적인 것으로 보인다.

향로에서 뻗어나온 나무의 형상이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