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海眼,)스님

2011. 12. 18. 11:02선시 만행 한시 화두

 

                                                                                        (황룡동굴)

 

- 해안(海眼,)스님 -

 

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쥐고 오는 벗이 있다면

굳이 줄을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이른 새벽에 홀로 앉아 향(香)을 사르고

산창(山窓)에 스며드는 달빛을 볼 줄 아는 이라면

굳이 불경(佛經)을 아니 배워도 좋다.

 

저문 봄날 지는 꽃잎을 보고

귀촉도 울음소리를 들을 줄 아는 이라면

굳이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구름을 찾아가다가 바랑을 베고

바위에 기대어 잠든 스님을 보거든

굳이 도(道)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좋다.

 

해 저문 산야에서 나그네를 만나거든

어디서 온 누구인지 물을 것이 없이

굳이 오고가는 세상사를 들추지 않아도 좋다.

 

 

@동경복(東鏡峰) 서해안(西海眼)으로 일컬어졌든 해안스님은

내소사 서래선림 조실로 1901 전북부안에서 태어나1974년3월 입적하셨다.

입전하시기 전 제자들이 열반송을 부탁하자

「그런 것은 군더더기다.」라면 말씀하시면서

정진을 유촉하시며 마지막 한 송을 남기셨다.

 

생사없는 곳에 따로이 한 세계가 있도다.

때묻은 옷을 벗으면 바로 이 달 밝은 때이니라.

(生死不到處(생사부도처) 別有一世界(별유일세계)

垢衣方落盡(구의방낙진) 正是月明時(정시월명시)

 

 

 

          ♬ 기도/김수철작곡(대금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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