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의 발걸음

2010. 12. 23. 22:40넋두리

 

 

세모(歲暮)의 발걸음

 

둘레길 없는

인생살이

 

假飾이던

眞實이던

 

내일을 위한 삶의 길은

흔들리며 걷어 가야 하나

 

가을 가고

겨울오니

낙엽은 지고

눈은 내리는데

 

자박자박

이 한 해도

또 흔들리며

저물어 가는구나.

 

묏바람 맞아가며

올라갔던 도봉산 우이암

님 찾아 떠난 길도

정히 아닌데

 

해지자 숲은 잿빛이 되고

초점 잃은 눈동자

가누길 없는

나그네 무거운 마음

 

관음이여, 관음이여,

빈 배낭 속

나 홀로 외로움의

기도소리로 채워보지만

 

중생의 삶이란 그런 것이라는 듯

어스름한 달무리

나뭇가지 사이로

힐끗힐끗 웃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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