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枯木)의 비애

2010. 11. 24. 08:11넋두리

 

 

 

고목(枯木)의 비애

 

무상한 세월 속에

변치 않는 것

이 하늘 아래 어디에 있으랴

 

뜨거운 태양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제왕처럼 등등했던 너 였으리,

 

이제는 얕은 가지 잎조차

너를 버리고 떠난

헐벗은 나신(裸身).

 

세월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찢기고 파헤쳐진 네 가슴엔

허무와 고독의 바람만 일구나

 

새벽의 찬이슬은 네 눈물인 냥

슬픔을 흘러내리고

허공에 뱉는 애절한 네 소리는

메아리조차 없는데

 

차디찬 네 영혼의 새벽은

어둠 속 나래를 쳐

겨울의 안자락으로 가는구나.

 

♬ 귀소/김영동)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내리는 날의 자화상  (0) 2010.12.16
길 없는 길 위에서  (0) 2010.11.28
만추(晩秋)  (0) 2010.11.04
산마루 이정표(里程標)  (0) 2010.10.28
길에 핀 장미꽃 路地薔花  (0) 201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