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을 걷고 싶다.

2010. 1. 14. 23:51넋두리

 

 

 

 

 

그 길을 걷고 싶다/현림

 

그 길을 걷고 싶다.

모두 벗어버린

白衣의 산 겨울산이

열어 준 길

 

성깔스러운 돌뿌리들도

고개숙인 눈 덮인 길

어제의 분노도

내일의 미련도 버린

 

긴 속눈썹 드리운

雪花가 길을 열겠지

수문장같은 바위가

길을 빗겨주겠지

 

그 길을 걷고 싶다.

말을 묻어버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도 묻어버린

 

빈 산 겨울산

그 길을 걷고 싶다.

내일을 덮어버렸다고

세상 사람들 입방아짓겠지.

 

어찌하랴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지는 인생

그런줄 알면서도

그렇게 절규하며 걸어오지 않았던가

 

이제는 그 길을 걷고 싶다.

白衣의 빈산 겨울산

그 정적 속으로 홀로 걷고 싶다.

세상의 소리가 묻혀진 길을.

 

(영상:북한산/흐르는 곡;천년바위/심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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