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1. 00:05ㆍ국내 명산과 사찰
북한산 기행
찔끔찔금 햇살이 비치기는 했지만 아침 하늘은 묽은 우유빛이다. 갈까말까 밍거적거리다 출발하다보니 독바위역에 도착하니 이미 12시가 다 되었다. 주초에 내린 폭설 탓인지 산길은 온통 눈밭이다. 산꾼들도 그리 많지 않다. 원래 이 코스는 그리 혼잡한 코스는 아니지만. 날씨는 좀 풀린 것 같은데도 귀때기에 찬바람이 인다. 첫 봉인 족두리봉에 이르니 바위가 쌓인 눈탓에 몹시 미끄럽다. 간신히 오르니 발빠른 산꾼들이 몇몇 자리하고 식사를 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족두리봉은 산비둘기를 벗하고 세월을 낚고 있다. 저 멀리 향로봉이 보인다. 사모바위까지라도 갈려면 서둘러야 할까보다.
▼향로봉의 설경이다. 간간히 눈발이 날린다. 내르는 눈인지 쌓인 눈이 바람에 날리는 건지
하늘을 보니 답이 서지 않는다. 눈밝은 산꾼들은 족두리봉에서 하산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인다.
▼벌써 두시가 넘었다. 사모바위까지 갈려면 서둘러야 한다. 겨울산은 해가 빨리 진다. 마음이 바빠지니 미끄러운 길이라 발빝으로 눈이 자주 간다. 눈을 덮어쓴 나무들도 힘이 드는가 보다. 비봉이 눈앞에 보인다. 여기를 벗어나면 사모바위까지는 그런대로 수월하다.
▼이제 마지막 코스 사모바위다. 사모바위를 지나 승가사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은 끝이다. 날이 흐려진다. 어둠도 슬슬 채비를 하나보다. 날이 그래서 그런가, 사모바위 얼굴이 그리 맑지가 않다. 먼저 온 산꾼들은 하산준비를 하고 있다.
▼하산길은 승가사쪽으로 잡았다. 마음같아서는 문수봉까지 가고 싶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더 힘이든다. 이제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다. 서둘러야 하나 보다.
어디서 나는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더불어 내가 말하고 싶은
유일한 그 사람을.
길을 찾아 떠난다.
오늘도.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일지 않는
얼어 붙은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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