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산
2009. 12. 25. 21:31ㆍ넋두리
(홍성 용봉산에서)
바위산
마음이 무거울 때
바람 부는 날이라면
산으로 가자
바위산으로 가자.
오르다 지치면
닫은 귀를 열고
살면시 기대어
바위의 소리를 들어보자.
바람에 간질음타는
바위들의 웃음소리하며,
싸르락 싸르락 서리 낀
가랑잎 구르는 소리들까지,
단풍잎 위에서 수다 떨다 떠나가 버린
콩새들의 이야기며
숲속에 숨어서 긴 밤 못 다하여
산에 묻어 버린 부엉이의 울음소리하며
한 철 머물다 떠나가 버린 것들
바위들이 들려주는
묻어 둔 소리를 들어보자
살프시 귀를 대고.
바람 부는 날은
산으로 가자.
빈 귀를 가지고
바위산을 올라 보자.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이 무거울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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