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바위
2009. 12. 12. 07:54ㆍ넋두리
불암산 바위
두발 달린 짐승들이
네 정수리를 짓누르고
천둥처럼 아우성치며 들볶아도
뉘에게도 불평 없이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언제나 그 자리
귀 막고 눈감고 말없이
그리 서 있건만
무엇이 저리도 모질게
헤집고 도려내었나.
네 무딘 가슴을
야수 같은 세월
슬며시 찾아와 할퀴고 간
무상(無常)의 발톱이었던가.
불암산 뒷자락 덤불숲속에서
울음도 삼켜버린
바위여, 바위여, 불암산의 바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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