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기행

2009. 9. 17. 00:04국내 명산과 사찰

덕유산기행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덕유산을 밟아본지도 어언 30여 년을 훌쩍 넘었다.

옛적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생각나는 것은 정상에 구상나무군락과 잠자리 떼들 뿐...

구천동 계곡물은 흘러도 옛같지 않고 즐비한 식당들이 길손을 기다린다.

첫 곤돌라가 9시에 운행된다기에 서둘러 출발하여 구천동 삼공리주차장에 닿으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곤돌라는 당분간 수리 중이라고 한다.

계획을 바꾸어 구천동 계곡으로부터 백연사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날은 흐리다 맑았다 한다. 그런대로 산행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날씨다.

 

구천동 수호비 옛적에는 없었는데.. 새로 세운 모양이다.  

 

월하탄이다.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듯 두 줄기 폭포가 흐른다.

강수량이 좀 많았으면 좋았을텐데..전날 서울은 비가 내렸는데 여기 그렇지 못했나보다. 

 

인월담이다. 인월화상의 이름을  딴 것으로 옛징금다리 향취를 풍긴다고 안내는 그렇게 되어있다.

나무에 가려 담을 제대로 담지 못해 아쉽다.

 

사자담이다. 수량이 많지 않아도 물빛 하나는 맑다. 예지가 실려서 그런가.

 

비파담이다. 상수원 보호로 접근이 용이치 않고 또 나무에 가려 있다.

물빛이 고아도 저리 고울수가...

 

 

 

구월담이다. 수마로 인한 바위 모양이 세월을 말해준다. 

 

툇마루가 있는 휴식터. 구비 구비 펼쳐진 계곡... 쉬었다 가라고.

 

구천폭포다. 구천동의 비경 중 제일 멋진것같다. 폭포가 아담하긴 하지만 천길 정취를 뿜어낸다. 

비 내린 다음 날이였다면 더 장관이었을텐데..

 

백련사로 가는 길목이다. 바위 하나가 길 옆에 수문장 처럼 서 있다.

사람은 길을 보는데 바위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사람을... ?  

 

계곡은 또 이어지고... 이제 백련사 일주문에 가까이 온 모양이다.

 덕유산 백련사라는 일주문의 글씨가 범상치 않다.

매월당 설흔(김시습) 스님의 부도다. 마지막 생애를 여기서 보냈다고 한다.

부도에 낀 이끼, 유학자로만 알려진 매월당이 스님이라는 사실..

낮은 연화대 위에 안치된 설흔스님의 부도가 새삼 다시 느껴진다.

 

 천왕문이다. 사천왕을 모신 곳이다.

           이곳은 우화루다.

           이곳은 범종각,

 대웅전 모습이다. 법당에서 재를 올리려나 보다. 법당 안이 분주 하다.

         원통전이다.

 

      삼성각 쪽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백련사 내 요사채 전경이다. 불타버린 세월만큼 고풍은 살아지고.... 아쉽다.

이 깊은 덕유산에도 무릉도원이라고 일컫는 구천동 자락에도 세속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으니...

백련사 법당 옆을 돌아 향적봉을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나무다. 뿌리가 참 묘하다.

 이제부터는 너들길과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옛적 오르던길에 비하면 참 세월 좋아졌다고 할까.

  사람들이 많아 다녀간 흔적 때문일까. 길은 손 때가 묻어 잘 다듬어져 있다.

 

 

 

 

향적봉 정상 풍경이다. 해발 1614m.

 이 정도 높이면 귀가 멍멍할텐데 이상하게도 기압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표정도 돌모양처럼 각양 각색이다.

세월 탓인지 돌색이 그리 맑지 못하다. 옛적에도 이러했던가?

구상목은 중봉 가는 길로 밀려나고 그 많든 잠자리떼들도 오늘 따라 보이지 않는다.    

 

향적봉 바로 옆 봉인 설천봉이다. 만약 곤돌라가 정상 가동 되었다면 곤돌라를 타고 여기에 내렸을 것이다.

나무잎 색을 보니 가을로 접어들어가는 모양이다. 푸른 빛이 점점 퇴락하고 있다.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다는 팔각정과 구조물이 웬지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은 향적봉과 중복 사이에 있다. 향적봉의 8부 능선쯤이라고 할까..

 반은 죽고 반은 살아 있는 주목..끈질긴 자연의 생명이 느껴진다. 

 삶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교훈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향적봉에서 중봉을 그쳐 내려온 오수자굴이다. 오수자라는 스님이 득도한 곳이란다.

입구는 허리를 굽혀서 들어가지만 안은 꽤나 넓다.

좌선 했음 직한 바위가 왼쪽 구석에 방석처럼 편편하게 까려있다.

 구도의 길은 예나 지금이나 쉬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인적이 끊어진 동굴 속에서.. 오수자라는 스님은 어떤 분일까?

마음에 의혹이 솟는다. 산은 해가 빨리 진다.

갈길은 먼데.. 어둠이 내려오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 서둘렀다.

 

나무의 형상이 참 묘하다. 뱀이 혀를 날름거리듯한 ...영판 그 모습이다.

어둠이 더 짚어지기 전에 계곡을 따라 백련사를 경유하여 하산해야 한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덕유산도 이제 가을  채비를 하나 보다. 초입에 성미급한 단풍나무가 재촉한다.

어둠이 서서히 내려 앉는다.

돌아 가야할 길은 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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