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 기행(2)

2009. 9. 8. 00:48국내 명산과 사찰

소요산 기행(2)

단풍철은 아니지만 문득 소요산 자재암이 생각났다. 선녀탕 계곡도 생각나고... 욕지기 나는 삶 탓일까, 아니면 한 주 동안의 분망한 마음 씻어버리고 싶어서 였을까. 소요(逍遙)와 자재(自在)라는 그 말에  끌렸다고 고백해야 하나... 집에서 나와 전철을 타고 다시 도동산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소요산역에 이르니 11시다. 날씨는 흐렸다 맑았다 했다. 조금 덥기는 하지만 산행하기 그래도  좋은 날씨다.

 

        조금 걸어가면 아취형 문이 있다. 연리지문이다.  

 

 연리지문(連理枝門)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친절하게도 설명이 되어있다.

 

 연리지는 두 나무 가지가 얽혀 같이 자라는 모습을 뜻하는 것으로 부부, 연인간의 간절한 사랑으로 의미된다. 아치의 좌측(원효 木)은 원각(圓覺)의 도를 위해 정진하는 원효대사를 형상화 하고 우측(요석 木)은 지순한 사랑을 품은 단풍처럼 화사한 요석공주를 형상화 하여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천년이 지나 연리지처럼 이어짐을 표현하였다.

이 문을 지나는 모든 연인이 연리지와 같은 아름다운 사랑으로 맺어지지를 진정 기원합니다.

 

성미급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단장을 하고 나왔다. 아직은 이른 철인데.. 아마도 2~3주 지나면 절정이 되겠지..

일주문도 그대로 인데 프랭카드는 바뀌었다. 전에는 이런 것이 아니였는데..

사찰도 분망해졌나보다. 나무가 고요하고 싶어나 바람이 놓아주지 않는다는 그 말이 문득 생각난다. 뉘 탓일까?

 

 사람은 달라도 동굴속 부처를 향해 참배하는 그 모습도 옛과 같고..

 

동굴은 내부수리중인지.. 아니면 빗물로 탓인지 한쪽에 천막이 쳐 있다. 

모두들 이 속리교를 지나서 가지만 속을 떠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유행가 가사처럼 떠다니는 말들이 되어 버린 이 싯귀. 세월이 변한 것인지, 사람 마음이 분업화 된 것인지... 가슴과 머리가 따로따로 청산을 찾아가니..

 

 

옛적 자재암을 중수했나 보다. 많이 달라졌다. 청산에 온 사람들은 아닌가 보다. 법당앞에서 합장하고 나한전으로 향했다. 

 

 나한전 앞 산행인들이 많다. 거대한 바위 밑에 감로수가 있다.

 

       나한전 내부 모습이다.

 

염불하는 스님도, 기웃거리는 저 나그네도 옛과 다름이 없는데 법당은 더 화려해졌고 촛불은 더 환해졌다. 화려하고 밝아야 자재해지려나.. 소요하고픈 마음 한 구석 왠지 서글픈 여울이 흐르는 것은 무지한 이 중생의 넋두리 탓이겠지. 계단을 올라 발길을 선녀탕으로 돌렸다.

 

선녀탕은 백운봉 가는 길에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길이 험하다. 

성깔스러운 돌들이 그래도 길을 열어준다. 

 

선녀탕 입구는 바위로 가려 지나치기 쉽다. 요 바위 틈사이를 넘어 들어가야 계곡이 보이다. 선녀탕이 있는. 계곡이 멋지다. 선녀들이 멱을 즐기만 하다.

 

 

선녀탕위에 또 하나의 탕이 있다.  

이 선녀탕 위가 상백운대다. 상백운대를 올라서면 칼바위 나한봉, 의상봉, 그리고 마지막 봉인 공주봉으로 이어진다. 칼바위능선의 바위들과 솔의 풍경이 멋지다. 어쩜 내가 소요산을 다시 찾는 것은 이 풍경에 대한 미련 때문일까.

 

 

 

 

 

 

 

 

 

바위에 엉덩이만 살짝 걸친 솔 

알을 품고 있는 듯한 솔 

칼바위 위에서 춤추듯 하는 솔 

 바위 틈 사이에 홀로 선 정승같은 솔...

이제 나한봉, 의상봉을 거처 공주봉으로 하산해야 한다.

하산 길 바위들을 잡아 보았다. 소요산의 바위들은 월출산이나 천관산 처럼 아기 자기한 어떤 경을 지니고 있는 돌을 찿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너무 단단하기 때문에 풍화나 수마에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흘러도 흘러도

산은 그대로 산이요

가도 가도

이 내 마음 중생심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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