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5. 01:24ㆍ국내 명산과 사찰
설악산기행(6) 공룡능선의 바위들(1)
몇 번이나 망설이든 산행이다. 모두들 힘들다고 가지 말라는 설악 공룡능선.
그러나 나이 탓인지 한 해가 흐르면 그만큼 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유혹한다.
지난 달 덕유산 산행에서 갑자기 좌측 다리에 마비가 와서 고생을 했는데...
주절거리는 마음을 달래며 설악으로 향했다. 토요일 오후 9시 반, 안 사람과 번갈아 운전하며 설악 소공원 주차장에 닿으니 0시 30분이다. 주차원요원이 날렵하게 달려와 주차요금을 징수한다. 이 칠흑 같은 밤에. 사는 게 그런가 보다. 꿀이 있는 꽃에 벌 나비 모이듯.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데 부지런한 산 꾼들이 하나들 늘어나고, 산악회 버스들도 연이어 들어온다. 1시 30분 어두운 밤길 랜턴에 의지해 산 꾼들에 묻어서 올라갔다. 설악동을 출발하여 비선대, 금강굴 마등령을 경유하고 나한봉에서 1275봉으로 그리고 신선대를 거쳐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와 원점 회귀하는데 무려 20시간이 걸렸다. 느린 걸음에다 설상가상으로 랜턴이 고장이 나서 어두운 밤 너들 길을 오르고 내리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마등령과 1275봉에서는 밀려드는 산 꾼들 때문에 정체도 심했고... 거기다 仙境의 바위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아까워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마음이 한 몫을 더했다. 하산길 물에 젖은 한지 마냥 육신이 너덜거려도 그래도 산행은 즐거웠다. 안 사람도 잘 견디어 주었고.. 공룡능선을 보았다는 그 뿌듯한 마음, 그 仙境에 취하여 뜬 눈으로 세운 힘든 산행 이였지만 즐거웠다. 다시 오르겠느냐고 묻는다면 육신이야 당연히 거절하겠지만 마음만은 쉬이 거절하지 못할 것 같다. 이 가을, 원점 회귀한 나의 해에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산 내음 하나 제대로 맡았나 보다.
▲여명에 단풍이 들어난다.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
▲마등령의 능선이 들어난다.
▲아침 잠을 깬 진대봉 일명 세존봉이라고도 한다.
▲ 붉은 햇살에 멱감은 듯 바위... 숫탉 같기도 하고 오리 같기도 하고.
▲가야할 공룡능선이 드러난다. 좌측 끝이 신선대 가운데 뽁쪽한 봉이 정상인 1275봉 한 능선 건너가
나한봉이다. 뒤편 아련한 봉이 대청봉과 소청봉이다. 중청은 소청에 가려져 있고..
▲아침 안개에 마등령은 술래가 된듯 얼굴을 가리고 드러낸다.
▲▼안개가 사라지니 하늘은 푸르고 바위들의 모습이 완연하다.
▲▼나한봉에서 1275봉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정체가 말이 아니다.
▲부채살 같은 바위▼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이어진다.
▲진대봉과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 아침 잠을 깬 모양이다.
▲공룡의 비늘같은 암벽들
▲▼1275봉의 전경이다.
▼1275봉을 돌아 신선대로 향한다. 암벽능선에 올라탄 바위들
▲▼다시 운무가 서리다 말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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