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의 바위들(3)

2009. 5. 12. 23:58국내 명산과 사찰

관악산의 바위들(3)

 

관악산의 백미(白眉)를 꼭 꼽으라고 한다면 연주대를 생각하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육봉능선과 팔봉능선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육봉을 가보지 못했다. 팔봉은 여러번 올라갔지만

육봉은 이런 저런 이유로 꼭 갈 때마다 길이 어긋났다.

그쪽 코스를 갈려면 출발 시간이 늦지 않으면 코스를 잘못 잡고..

오늘은 작정하고 일찍 떠났다.

가는 길 인터넷에 검색까지 하고...

일러 준대로 과천청사에 내려 11번 출구를 빠져나왔다. 산행인들이 많았다.

소방서 앞을 지나 일러준 그 길을 그들도 가고 있지 않은가..

저 사람들도 육봉을 가는 가 보다.

그래 저 사람들을 따라 가면 되겠지 하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따라갔다.

내 머리 속에는 오로지 육봉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들머리를 들어서 20분.. 30분이 지났는데도 육봉 초입을 밝히는 계곡이 없다.

이상하다싶어 앞 선 산행인들을 향해 물었더니 이 길이 아니란다.

후렴으로 덧붙인다. 5월15까지는 그쪽 들머리는 산불방지기간이라 출입을 막아놓았다고.

허접한 마음으로 그냥 첫 능선을 올라서 다른 능선길이 없나 둘러보고 있는데

뒤에서 중년부부가 올라오고 있다. 40대 후반이거나 아마도 50대 초반 정도... 나이든 사람 같다. 숨을 몰아쉬며 여자가 말한다.

「산에 바위가 참 많네요.」

남자가 점잖게 말한다.

「산에는 바위가 많은 법이야」

우문현답인가, 현문우답인가... 혼자 피식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오늘도 육봉과는 인연이 닿지 않는가 보다.

그러면 어떠랴. 육봉의 바위이나 이 바위나... 바위 찾아 산을 오르는 데

관악산(冠岳山).. 악(岳)자 붙은 산이름 그대로 바위가 많다. 불꽃같은 바위가.

 

 

 

 

 

 

 

 

 

 

 

 

 

 

 

 

 

 

 

 

 

 

 

 

 

 

 

'국내 명산과 사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악산 육봉 가는길  (0) 2009.05.26
관악산의 바위돌(4)  (0) 2009.05.13
운악산 나들이  (0) 2009.05.08
불암산 학도암 가는 길  (0) 2009.04.30
양주 불곡산의 바위들  (0) 2009.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