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산 나들이

2009. 5. 8. 00:43국내 명산과 사찰

2년 만에 다시 운악산을 찾었다.

들머리 현등사 입구는 옛적 느꼈던 풍경과 사뭇다르다.

꽃들로 장식된 상가들의 조경이 옛적의 삭막함을 말끔히 씻어놓았다.

초파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연등들이 짙은 녹음과 더불어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을 지나 한참 올라가다가 우측길 만경로로 접어들었다. 숲속의 붉은 철쭉이 녹음과 조화를 이룬 다. 제일 먼저 만나는 바위다.

 

이름없는 바위다. 모양새는 흡사 초가 같다. 이 바위를 지나 한참 오르면 눈썹바위를 만난다.

 

눈썹바위라고 문패까지 붙여놓았다. 글쎄... 너무 형이상학적인 것같다. 이 바위 뒷편이 궁금하여 올라갔다가 숲에서 재미있는 솔을 발견했다. 용트림하는 솔이다. 암벽 사이 사이에 고사목이 숲에 가려 담을 수가 없다. 홀로 오똑한 고사목을 만났다. 다행이다. 내게 기회를 주어서니.. 세월은 나무도 빗겨가지 못하나 보다.

 

 

눈썹바위를 지나면 운악의 바위길이 시작된다. 이 능선을 넘어서면 운악의 미륵바위와 병풍바위등 운악의 기암절벽과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암벽을 우회하면 운악의 백미인 미륵바위를 만난다. 참 묘하다. 그 모양새가 수려하면서도 웅장하다. 치솟는 기개하며, 암봉을 둘러산 솔하며... 좀 더 보기 위해 여기서 시간이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 바위를 보기 위해 운악산을 찾았으니.

 

 

 

이제 만경대로 향한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가파르다. 그래도 지난번 왔을 때보다는 수월하다.

그때는 잔설이 남아 있어 미끄럽기도 했고, 띄엄띄엄 박아놓은 발 바침대가 상당히 힘들었는데 이번 산행길에서 보니 촘촘히 새로 박아 놓아서 옛적보다는 수월했다. 그래도 수직으로 오르는 길 쉬엄쉬엄 올라가야 했다. 몸도 옛과 다르다. 바위가 좋아 바위산을 찾지만 힘이 부친것은 사실이다.

 

 

 

 숨고르기를 하면서 둘러보다 묘한 솔을 보았다. 바위을 뚫고 나온 솔이다. 바위 위에 그냥 뿌리를 내린 것이 아니라 마치 말뚝을 박아 놓은듯 솟아 있다.

     

 

 

 만경대로 오르는 바로 밑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철계단과 로우프, 암벽에 박아 놓은 말발굽모양의 지지대를 이용하여 올라가야 한다. 그 가파른 암벽, 절벽 위에 솔 한그루가 서있다. 그냥 지나치기에 서운하여 숨고르기 다시 하며 좁은 공간에서 담아보았다. 

 여기를 올라서면 만경대다. 너럭바위 위에 솔들이 하늘을 향해 있다. 바람, 그리고 구름이 흐른다. 철쭉이 붉게 피어있다. 어느 시인이 그랬던가. 세월을 잊은 바위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보라고...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책으로 현등사 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에 머물다내려간다. 담고 싶은 전경을 찍을 수 없다. 하산을 생각하니 기다리기는 이미 늦은 시간이다. 

 

 

 운악산의 정상인 동봉이다. 날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정상인 동봉을 내려오다 숲속에 툭 불거진 바위를 만났다. 무심코 담고 보니 나중에야 그게 남근석임을 알았다. 이름이 어떠하든 바위의 모양새는 그렇듯 하다. 그 보다 명품은 남근석을 바라보고 있는 그 앞 능선의 솔이다. 명품솔이다. 속리산의 그 솔과 비교해도..똑딱기로 담기에는 위치가 불안하다. 요리조리 옮겨가며 간신히 몇 캇트 담아 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절고개를 내려오다 보면 코끼리 바위를 만난다. 글쎄 코는 그럴듯한데 코끼리 냄새가 아니 난다. 이에 비하면 불곡산의 코끼리 바위는 명품이다. 비는 내리다 그치고 내리다 그치고 반복한다. 그래도 서둘러야 할 시간이다.

 이제는 하산길.. 현등사의 불이문은 옛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날아갈듯 날아갈듯 하는 위용을 부린다. 연등의 각가지 색이 녹음과 참 잘 어울린다.

 

 

운악산을 오르면 언제나 안개 아니면 비를 맞게 된다. 운명인가, 운악이란 이름값을 하는 것인가...분명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늘 챙기든 우비까지 두고 출발하였는데.... 다행히 오늘은  비는 뿌렸지만 하늘이 많이 보아준 것 같다. 부처님의 가피인가...일진이 좋아서 인가.. 

산새는 녹음 속에 잠이 들었나 보다. 울음소리가 없다. 흐르는 계곡물소리만 낭낭하다. 

 

~(영상: 운악산90505)~

흐르는 곡: 살풀이(철가야금)/연주 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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