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그리 살다 가는거지

2009. 4. 14. 23:37생각하며

 

(북한산 족두리봉)

 

중관(中觀)/관업품(觀業品) 제6 송

 

業(行爲)이 머물러 과보를 받기에 이른다면

이 업은 常住인 것으로 된다.

만약 멸한다면 常住가 아니니,

어떻게 果報를 생기게 하겠는가?

 

業住至受報 是業卽爲常 若滅卽無常 云何生果報

 

(만약 業이 익을 때까지 머문다면 그것은 常住하는 것이 된다.

만약 없어진다면 滅한 것이 어떻게 해서 결과를 발생시키겠는가?)

 

(도봉산 주능선에서)

 

그리 그리 살다 가는거지

 

한 세상 살다가

속절없이 가는 인생

업이니 숙명이니 탓하지 말게나.

 

아침에 핀다고 善한 꽃이요

저녁에 진다고 惡한 꽃이던가.

 

피고 지는 꽃들은 말이 없는데

입이 길어 귀에 걸려 하루를 사는 인생

 

마지막 가는 곳

울고 가도 그 자리요

웃고 가도 그 자리인데

괜시리 심각하게 살아갈 것 없다네.

 

가다가 힘이 들면 바위에 등 기대고

슬픔에 옷 젖으면 솔바람에 말려가며

얼룩진 마음의 때 강물에 헹구면서

 

괴로우면 괴로운 데로

기쁘면 기쁜 데로

그리 그리 살다 가는거지

뾰쪽한 답 있던가.

 

그래도 한 세상 살다 가는 길목인데

恨이 서린다면 고운 인연이란

추억 한 자락 묻어두고 가게나

축복이라면 그게 축복이지

무엇이 달리 있겠나.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향(歸鄕)  (0) 2009.04.25
업경대(業鏡臺)  (0) 2009.04.24
새벽에 일어나 앉아  (0) 2009.03.11
운악산 미륵바위  (0) 2009.03.06
[스크랩] 아! 순천만 습지 - 화두(話頭)(11)  (0)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