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늦 자락에 서서

2008. 11. 11. 22:59넋두리

 

(북한산 백운대 오르는 길) 

 

가을의 늦 자락에 서서


어느 시인이 그랬지.

세상에는 아무리 작은 슬픔이라도

그가 울고 싶은 자리가 있다고.


글쎄, 그런가.

바람 소리 따라

귀 열릴 때

너는 알지

그 청승스러움을


그것도 얼마나

호강에 받힌 것임을


차라리 바위가 낫지.

말 잊은 바위가 낫지.


소리에 또 덧칠하는

쉰 소리 내는 시장보다는.

 

(도담삼봉에서)


 

바람도 머물지 못한

휑한 네 가슴을 보면

차라리 뒹굴다 지친 낙엽

네가 더 나으리니

 

(소요산 칼바위능선에서)


 

세월에 휘어진 나무들

더 넓은 하늘 아래

곰삭은 바위들

끌어 앉고 몸부림치는

외로운 노송들

너도 할 말이 많겠지.

 

(외도에서)


 

더 멀리 가야하나.

산다는 것이

서러워 울고 싶은 날


이 가을 더 멀리 가야하나

 

 

(당신 생각에 가슴이 메어집니다./나정윤노래/안수련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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