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이라면

2008. 10. 13. 06:29넋두리

 <도봉산>

 

별이 빛나는 밤이라면


별이 빛나는 밤이라면

홀로 있어도 좋다.


홀로 있다는 것,

하얀 빈 도화지 위에

떨어진 얼룩이 아니냐고

생채기 내며 슬퍼하지 말자.

별이 빛나는 밤에는.


꽃잎에 내려앉은 밤이슬처럼

숨겨진 별들의 짧지만 긴 이야기

하늘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밤바람이 차가우면 어떠랴.

옷깃을 세우지.


살다보면 외롭지 않은 이 없겠지.

가끔은, 아니 늘 마음이 고푼게 탈이지.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래서 방황도 하지.

삶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실오라기 같은 빛을 찾아

무식한 방황도 하지.


외로움에 마음이 아릴 때

별이 빛나는 날 밤이라면

밤하늘의 별을 보자.

먼 허공에 홀로 떠 있지만

어울려 별밭을 이루는 초롱초롱한 별들을.

그리고 들어보자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그렇지 않은가, 삶도,

우리 내 삶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

반짝이든 저 무수한 별들인들

들어가 보면 외롭지 않은 것들 있던가.


그래도 뿌려진 씨앗들이 모여 꽃밭을 이루듯

홀로는 외롭지만 그 외로운 것들이 모여

저 공허한 하늘에 볕밭을 이루지 않는가.


별이 빛나는 밤은

홀로 있어도 좋다.

밤바람이 차가우면 어떠랴.

옷깃을 세우지.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 저문 불암산에서  (0) 2008.10.22
10월 도봉산에서  (0) 2008.10.16
운수행려(雲水行旅)(6)  (0) 2008.10.10
별의 순례자  (0) 2008.10.07
한밤의 넋두리  (0) 2008.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