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절규(絶叫)

2008. 4. 16. 07:41넋두리

 <양양 하조대에서>

  

봄날의 절규(絶叫)


바람에 날리는

한 잎 꽃잎처럼

또 다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떠나가야 할 인생


無常의 동굴 속에서

삶이란, 저 넘어 삶이란

끊임없이 계속되는

악몽만은 아닐거라고,

그렇게 꿈을 꾸었지


토막 난 세월 다시 꿰매고

바래진 꿈 애써 이어보려고

고뇌를 안주 삼아 술잔을 들이키며

어두운 그 긴 밤을 뒤척였지.


휘청 이는 걸음, 질퍽대는 길 위에서

등짐 속의 절망 벗어보려고


끝내 헤지고 찢어질 깃발을

제 무늬 곱다고 펄럭이면서


부딪치고 또 부딪치며

허연 속살 생채기 입혀가며

바위를 향해 애원하는 파도되어


아아, 삶은 정녕 무상만은 아니라고

끝없는 악몽만은 아니라고

그렇게 그렇게 꿈을 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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