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의 짚세기

2007. 9. 19. 00:58생각하며

 

 

달마의 짚세기


어둠이 찾아드니

새들은 산으로 돌아가고

맴돌든 綠水는 靑山을 떠나간다.


홀연히 왔다가

홀연히 돌아간

푸른 눈의 달마여


시절인연 야박타 탓하랴

바람이 불어도 꽃은 피고

바람이 아니 불어도 꽃은 지는데.


세상인심 말할진대

네 오고 네 가는 것

무애 그리 대수일까.


관속에 버려진 그대의 짚세기 한쪽

홀로 삭힌 그 설움 그 恨들이


달빛도 비껴가는

대웅전 처마 밑 외줄에

대롱대롱 목을 맨

뼈속까지 발라낸 木魚가 되고


대숲에 바람 부는 날

한 마리 귀촉도가 되어

구만리 허공에 핏빛울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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