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懺悔)

2007. 8. 13. 22:15잠언과 수상록

 

 <도봉산 도봉사에서>

 

참회(懺悔)


사람들은 성당에서 법당에서 잘못을 회개(悔改)하고는

모두 다 용서받은 듯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렇게 후회하고 있는 동안에도

회개하고 참회하는 그대는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회개하고 참회하는 마음은 있어나 그대는 거기 없다.


그러한 회개와 후회는 또 다른 죄(罪)의 일부가 될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대가 참회하고 후회는 하지만

그대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대는 오늘도 결심하고, 내일도 결심할 것이고

맹세를 하고, 또 노력하여도,

결국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왜냐하면 이는 노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자각>의 문제이지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그 즉시 적지만 죄책감을 느낀다.

마음이란 그렇게 매우 교활하다.

다시 죄책감을 느낄 때 마음의 장난이 시작된다.

그 양태는 매우 다르지만 결국은 어제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참회를 하는냐, 하지 않느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든, 하지 아니하든 그 행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대가 자각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그대가 무엇을 하느냐는 관계가 없다.


그래서 유마거사가 이르기를

망심(妄心)으로 생사를 논하지 말라고 했든가.

하물며 죄와 업(業)의 문제에 있어서랴.


중생은 경(經)을 읽어도 욕이 되고

부처는 욕을 해도 진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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