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7
2007. 3. 28. 23:55ㆍ넋두리
목련7
피어서는 아니 된다고
피지 말라고
소박맞은 여인네 모양
찔찔대며 가는 것
차마 못 보겠다고
비정한 어느 중생
찢어내고 발라내어
회색 블럭에
꽁꽁 가두었건만
그 설음 올올이 보듬아
그래도 꽃을 피우는구나
소리없이 꽃을 피우는구나
벌 나비도 등 돌린
후미진 곳에서
수다쟁이 참새도 등 돌린
회색 블록에 갇혀
긴 겨울 찬 눈서리에
네 홀로 지샌
그 외로움 그 서러움
뉘가 알아주랴마는
스러운 님 보내듯
고이 빚은 베적삼
하얀 치마폭 속에
그 설음, 그 외로움
남 몰래 감추고
피였구나, 하얀 백목련
피였구나, 하얀 백목련
피어서는 아니 된다고
피지 말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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