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비로봉에 올라
2007. 2. 7. 23:05ㆍ국내 명산과 사찰
소백산 비로봉에 올라
숨이 턱에 차듯 등굽은 노인되어
힘겹게 오른 소백산 비로봉
보이는 골마다 흰눈뿐인데
청산의 새들은 어디로 갔는고
구름도 빗겨간 설원의 비로봉
저 멀리 천산은 운무 속에 숨었는데
허공을 가르며 소리 없이 들려오는
저 소리는 극락조의 소리인가
산도 희고
바위도 희고
나무도 흰데
허공은 어이하여 저렇게 푸른가
백두대간의 정기인가
비로자나의 서광인가
삼삼오오 뻗어나간 우람한 봉우리들
모두들 뒤질세라 비로봉으로 몰려오는 데
산위의 어린 교목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빛바랜 갈대들과 사바의 세월을 바지락 거린다
연화봉 끝자락에서
울려오는 한 줄기 바람소리
아린 삶의 부스러기 여기다 쏟아놓고 가라고
따스한 봄날 꽃향기 풍기듯
비로봉 자락에 설화가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