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

2006. 11. 21. 07:04잠언과 수상록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


번개불에 콩 볶아 먹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현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말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밤하늘의 저 밝은 달은 팔월 한가위만 뜨는 듯

어느 하루 퇴근길에 하늘 한번 처다 볼 줄 모르고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현대인들은 이런 저런 인연으로

자기와 관계를 맺어왔던 사람들과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때로는 그 만남이 혼란을 야기 시키기도 하고,

만남 그 자체의 의미까지도 상실하고

오로지 경쟁에 앞서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고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지만

언제나 그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홀로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만

언제나 텅 빈 공허함에 빠지게 됩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거북이는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기어갑니다.

거북이는 달려갈 줄 모릅니다.

언제나 엉금 엉금 기어갑니다.

느리지만 거북이는 목적지에 이릅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너무도 과신한 토끼는

사방으로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자신의 빠름에 자만합니다.

토끼는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잊어버리고

오로지 앞서 달리는 것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너무 빨리 앞섰기 때문에 따라오는 거북이가 보이지 않자

느긋한 마음으로 잠 까지 자게 됩니다.

그래서 거북이에게 지게 됩니다.


우리의 주변을 보면

정말 화려하고 멋지게 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내면서

어떤 이는 팡파레의 환영을 받아가며 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그런 사람들은 마지막에 가서는

설령 사회적으로 출세한다고 할지라도

삶의 참 의미를 놓치고 공허에 빠져

종국에는 나락의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거북이와 토끼의 우화는

빠름보다는 

보기에는 미약하지만 깊이 사고(思考)하고

더 효과적으로 일을 수행해내는

느림을 찬양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토끼와 거북이와의 달리기 경주처럼

이와 유사한 경기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자의적이던 타의적이든 간에

살아간다는 삶의 이 경주에는

어떤 식으로도 참여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눈에 띄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등을 돌려야 할까요?

토끼처럼 빠르게 팡빠레 울리면서 달리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자의 삶이요, 불행한 삶이 될까요?


좋은 술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충분한 발효시간이 필요하며,

해가 더해져야만 나무의 나이테가 생기는 것입니다.

하나의 대상에게 하나의 기억거리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해주며,

각각의 인간과 그 인간의 삶의 경험을

아름답게 완성해주는 것은

빠르고 순간적인 것이

결코 아님을

우리 모두는 되새기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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