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의 기도
2006. 10. 14. 23:24ㆍ넋두리
못난이의 기도
내 비록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삶이지만
힘들고 괴로울 때
남들처럼 얼굴 찡그리지 아니하고
언제나 환하게 웃는 얼굴 잃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내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하여
유식하고 세련된 말을 알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꾸밈없는 진실 된 말 잃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내 몸이 나이 들고 육신이 쇠하여
남들처럼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언제나 맑고 건강함을 잃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내 눈이 비록 밝지 못하나
남들처럼 세상에 현혹되지 않고
어두운 길 피하고 밝은 길 벗어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남들처럼 많이 가지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자랑할 것 하나 없지만
남의 것을 부러워하거나 탐하지 아니하고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 대신
기뻐하고 축복하는 마음 잃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소박하게 살지만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연민의 마음을 잃지 않게 하여 주옵시고
겸손하지만
비하심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귀가 어두어도 마음으로 소리를 듣게 하여 주시옵고
거짓된 자비로움이 어리석음을 내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늙은 소처럼 세월이 가는대로
그저 나이만 먹는 노인이 되지 않도록
내 마음을 덮고 있는 이 무지와 갈등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는 지혜의 길에 게으름피우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귀의 삼보하옵고
부처님께 기도하오니
이 못난이의 기도를 들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