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006. 9. 20. 06:13잠언과 수상록

 

 

 

기도

 

우리는 기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부처나 신에게 기도하려면 그 신을 향하여

자기의 소원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기도란 이야기하는 쪽이 아니라 듣는 쪽이 되어야 한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이야기를 듣는 쪽이 되어야 한다.


기도란 혀보다 귀 쪽에 더 연결되어 있다.

혀로부터 나오는 기도는 진정한 기도가 아니다.

그런 가짜 기도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대는 신을 충고하고 있다.

『신이여, 이렇게 해주십시오. 저렇게 해 주십시오』

이런 식의 기도는 잘못된 것이다.

『신이여, 내 아내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녀를 살려주십시오.』

이런 식의 기도는 모두 신을 향한 충고에 지나지 않는다.

신의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신에게 그대의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기도란 결코 신을 충고할 수 없다.


진정한 기도란 자기 소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언어를 듣는 것이 되어야 한다.

영혼 깊이 듣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럼으로 침묵 속에서 보다 센시티브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뭇잎을 흔들며 바람이 지나간다.

그대는 밖으로 뛰어 나간다.

행여 그이의 발자국 소리가 아닌가하고 … .

그러나 그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바람만 지나가고 있을 뿐,

나뭇잎을 흔들며 바람만이 지나가고 있을 뿐.


그리운 사람을 기다릴 때는

그대는 이처럼 조그마한 조짐에도 그대 감각이 모두 잠깨게 된다.

기도하는 마음도 이래야 한다.

신을 기다리는 그대 영혼은 이렇게 새벽처럼 깨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도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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