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람인가요

2006. 1. 25. 01:10넋두리


당신은 바람인가요?
  -<현림>-
당신은 바람인가요?
바람처럼 살랑 살랑 내게 닥아와서
라이락 향기처럼 감미롭게 소삭이지만,
그러나 나는 당신은 믿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바람과 같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사라지듯 가실 때는 소리 없이 매섭게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슬퍼집니다.
당신이 올 때마다 나는 슬퍼집니다.
당신이 속삭일 때마다 내 마음이 아파집니다.
당신의 감미로운 소리에 내 꿈은 날개를 펴다가
향수에 젖은 내 마음이 산산히 부셔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이  
물에 젖은 종이마냥 그렇게 찢어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왜 내게 행복을 심어주고 다시 앗아 갑니까?  
당신은 왔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봄바람이 옷깃을 살랑되듯 그렇게 왔다가
갈 때는 매서운 삭풍처럼 떠나는 당신을.
그런데도 내 마음은 왜 당신을 기다려집니까?
당신이 떠나면 왜 그렇게 아쉬움이 남습니까?
정말 알고 싶습니다.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당신은 진정 바람인가요?
그래도 좋습니다.
당신이 온 곳을 몰라도 좋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는 곳을 알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앗아간 내 꿈을 되찾아야 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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