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망산이 부르는 저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2025. 4. 22. 12:35ㆍ넋두리
봄이 오니 묵은 옛 가지 꽃은 피는데
한번 간 인생은 돌아올 줄 모르네!
북망산 가는 길 아직은 멀었다고
허깨비 같은 이 몸 매달려 부귀공명 외쳐대지만
세 치 혀 끊어지면 북망산이 바로 거기일세
양이 늑대가 되기 쉬워도
늑대가 양이 되기는 어렵다고
오욕의 단맛을 버리지 못해
몇 생을 살았던고?
밤낮없이 애욕의 밭을 갈고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의 종자를
얼마나 뿌렸던고. 그 긴 세월 동안.
허망한 마음 단맛에 매혹되어
갔다가 와서는 다시 또 나아가니
탐심과 애욕은 윤택해지고
망상은 그 길 따라 가지가 무성해졌구나.
홀연히 돌아보니
아침 이슬 같은 인생이요
부평초 같은 인생 아니던가?
모여 쌓인 것 언젠가는 무너져 흩어지고
높은 것은 반드시 추락(墜落)하는 것을
몇 생을 살면서도 어찌하여 알지 못했던고
뒤를 봐도 허망하고 앞을 봐도 허망하니
그렇고 그렇게 살다 가려 하는가?
서산마루에 해 걸리니
지는 해 부여잡고 한탄만 하려는가.
사슴들은 들판으로 돌아가고
새들은 허공으로 돌아가며
이치는 모두 분별로 돌아가지만
진인(眞人)은 적멸로 돌아간다네
흐르는 저 강물이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듯
인생(人生) 또한 그와 같아서
가고 나면 모두 돌아오지 못하는데
아직도 무슨 애착 그렇게 남았는가?
한 걸음 나서면 저기가 피안(彼岸)인데
무슨 미련 남아서 그렇게 주저하는가.
아~ 슬프다. 오욕의 밭을 가는 중생이여
아직도 들리지 않는가?
북망산이 부르는 저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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