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3. 03:13ㆍ경전과교리해설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의 전생담 이야기
옛날에 나이 백 20이 되는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음심이 없어 장가도 들지 않고, 사람이 없는 깊은 산에 살면서
띠풀로 집을 삼고 쑥대로 자리를 삼으며 물과 과실로 음식을 삼아 어떤 재물도 쌓아 두지 않았다.
그리고 국왕이 청하였으나 가지 않고 마음은 함이 없는 고요한 곳에 있어서,
산중에서 수천 년을 지내면서 날마다 짐승들과 서로 즐겼다.
(보타산 보제사박물관)
거기에 네 마리 짐승이 있었다.
첫째는 여우요, 둘째는 원숭이며 셋째는 수달이요, 넷째는 토끼였다.
그 네 마리 짐승은 날마다 그 도인에게서 경전과 계율의 법을 들었다.
이렇게 오래 지나자 그 많던 과실도 모두 없어졌다.
그래서 도인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려 하였다.
네 마리 짐승은 큰 시름에 빠져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는 각기 가서 도인을 위하여 공양할 것을 구해 오자.”
원숭이는 다른 산으로 가서 맛있는 과실을 가져와
도인에게 바치면서 떠나지 말기를 마음으로 원하였다.
여우는 떠나 사람으로 변하여 한 포대 밥과 미숫가루를 구해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은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머무르기를 원하였다.
수달은 물에 들어가 큰 고기를 잡아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도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떠나지 말기를 원하였다.
토끼는 생각하였다.
'나는 무엇으로 저 도인을 공양할까?'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내 몸으로 공양하자.'
그리고 곧 가서 나무를 주워 와 불을 붙여 숯을 만들고는 도인에게 가서 말하였다.
“지금 나는 토끼가 되어 공양이 가장 박합니다.
이 불 속에 들어가 굽히어 내 몸으로 도인께 바칩니다. 하루 양식은 될 것입니다.”
토끼는 불 속에 몸을 던졌다.
도인은 토끼를 보고 그 인의(仁義)에 감동되고 또 그들을 가엾이 여겨 떠나지 않고 거기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의 그 범지는 저 제화갈(提和竭) 부처님이요,
토끼는 내 몸이며, 원숭이는 저 사리불이요,
여우는 저 아난이며, 수달은 저 목건련이니라.”
이 전생담은 오(吳) 천축삼장(天竺三藏)이 번역한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 나온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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